한인이 '미국 국가대표 주치의'됐다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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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미국 국가대표팀 주치의로 발탁된 노유진 박사가 강릉선수촌 앞에서 환히 웃고 있다. [스탠퍼드의대 제공]

스탠퍼드의대 노유진 교수
대표팀 팀닥터 발탁 평창행
88올림픽보며 팀닥터 꿈꿔
"평생에 단 한번 경험 기뻐"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한국팀의 활약상을 경기장에서 직접 보면서 '대표팀 주치의'의 꿈을 키웠던 당시 중학생이 30년 만에 그 꿈을 이뤘다.

명문 스탠퍼드의대 임상조교수이자 정형외과 전문의인 노유식(미국명 유진) 박사가 평창올림픽 미국국가대표팀 팀닥터로 발탁됐다.

스탠퍼드의대 측은 지난 6일 홈페이지에서 노 박사의 팀닥터 선정 소식을 전하며 문답형식의 인터뷰를 실었다. 의대 측은 1999년 연세대학교 의대를 졸업한 그가 초음파와 재생의학(regenerative medicine)을 이용한 비수술적 치료의 권위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평창에서 대표팀 선수 244명을 돌보고 있다.

그가 올림픽에 매료된 것은 1988년이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노 박사는 동급생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할 기회를 얻었다. 그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추억이었다"면서 "의사가 되고 나서도 항상 올림픽에서 일할 수 있길 원했다"고 오랜 꿈을 털어놨다.

그는 한국이 30년 만에 다시 올림픽을 개최한다는 소식을 접하고서부터 팀닥터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한국에 학회 참석차 들렀다가 미국올림픽위원회 의료총책임자인 빌 모로 박사를 만나 '꿈'을 전했다. 얼마 뒤 모로 박사가 그를 콜로라도스프링스에 있는 미국올림픽대표팀 센터로 초청했고 자원봉사자로 선수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마침 대표팀에서는 그의 전문분야인 비수술적 치료가 필요했고 팀닥터로 합류하길 제안했다. 그는 "평생에 단 한 번 경험할까말까한 미국국가대표 주치의의 꿈을 이룬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소원은 이뤘지만 고민이 생겼다. 공교롭게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한국국가대표팀 역시 그에게 팀닥터를 제안했다. 고민 끝에 그는 미국팀 닥터로 한국대표팀 의료진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팀닥터로서의 포부도 전했다. 노 박사는 "지독한 열정과 절제로 자신을 뛰어넘으려는 선수들을 옆에서 지켜보고 치료하는 일은 큰 보람"이라면서 "선수들의 승패보다 내게 중요한 것은 부상을 얼마나 잘 치료할 수 있느냐다. 선수들의 완치는 보람이고, 승리는 보너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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