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의 조조' … 안양 조광래 감독 3연속 1대2 패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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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의 조조' 조광래(49.사진)안양 LG 감독이 위기에 빠졌다. 안양은 최근 세 경기에서 연속으로 1-2 패배를 당했다. 순위도 3위에서 7위로 곤두박질했다. 승점 41점으로 3위 수원(44점)과 3점 차밖에 나지 않지만 1위 성남(64점)과는 무려 23점이나 벌어졌다. 우승은 사실상 힘들어졌다고 봐야 한다.

안양은 올 시즌을 시작할 때만 해도 우승을 넘볼 수 있는 탄탄한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최근 몇 년간 공을 들여 스카우트한 유망주들이 주전급으로 성장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패트리엇' 정조국과 이준영 등 거물급 공격수도 입단해 공격력이 강화됐다.

그러나 너무 풍부한 자원이 오히려 문제였다. 조감독은 팀의 골격인 '베스트 11'을 자꾸만 흔들었다. 조감독의 '욕심'을 채워주지 못하면 즉시 대체할 '비슷비슷한'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수비의 핵인 중앙수비수는 김치곤.박요셉.김성일.왕정현.이정수 등이 들락거렸다. 자연히 안정감이 떨어졌고, 이는 12개 구단 중 실점 3위(44점)로 나타났다. 외국인 선수도 변화가 심했다. 바티스타와 빅은 일찌감치 퇴출됐고, 일본 국가대표 출신 마에조노도 초반 반짝하다 요즘은 보이지 않는다.

어떤 선수도 확실한 주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경기에 뛰면서도 '언제 자리를 빼앗길지 모른다. 실수하면 안된다'는 조바심이 두드러졌다. '두더지'라는 별명처럼 경기 내내 안절부절못하고 선수들을 닦달하는 조감독의 스타일도 나쁜 영향을 줬다. 올해 연승이 두차례(2연승)밖에 없는 것이 팀의 불안정한 상황을 보여준다.

조감독의 '조바심'은 대선배인 울산 김정남, 성남 차경복 감독의 '진득함'과 대비된다. 김감독은 '나홀로 플레이'로 욕을 먹고 있던 최성국을 끝까지 신뢰해 제자리를 잡게 만들었고, '예측 가능한' 선수 기용으로 유상철.이천수의 공백을 메웠다.

조감독은 "중앙수비의 공백이 크고, 꼭 이겨야 할 경기에서 승운이 따라주지 않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많은 LG 팬은 "조감독이 열린 마음으로 주위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팀의 골격을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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