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운영 야서 주도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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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4·26총선 결과 민정당이 원내 과반수에 미달하는 소수여당이 되고 평민당이 제1야당으로 부상했으며 민주·공화당 등 야당의 의석도 크게 늘어남에 따라 기존 여야관계의 근본적인 재편이 불가피하게 돼 여-야의 재편향방에 따라 정국전체의 향방이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여야 각 정당은 총선 결과에 따라 곧 당 체제를 정비하고 국회운영 등 정국운영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시작하게 된다.
민정당은 금명간 당직자들이 총선 패배에 대한 사표를 제출, 곧 전면적인 당정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며 야당과의 구체적인 협력방안도 수립, 대야 접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당 측이 벌써부터 총선 때의 공약에 따라 전두환 전대통령일가에 대한 조사 등 제5공화국비리의 조사와 이른바 반민주적 악법의 철폐, 광주사태의 근본적 해결 등을 요구하고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정국전체에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특히 평민·민주·공화당 등 야당 3당은 대여공동협의 기구구성을 모색하고 있어 국회운영의 주도권을 야당이 장악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집권여당의 원내과반수확보 실패에 따른 만성적인 정국불안의 우려마저 없지 않다.

<민정당>
민정당은 이번 총 선에서 핵심당직자들이 대거 탈락한데다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금명간 전면적인 당직개편에 착수할 예정이다.
민정당은 이와 함께 당의 방만했던 선거체제를 평상체제로 전환시켜 기간조직을 축소하는 등 감량운영을 위한 하부구조의 대폭적인 수술도 병행할 예정이다.
민정당의 채문식 대표위원은 선거결과가 드러난 직후인 27일 이미 사표를 제출했으며 다른 당직자들도 곧 일괄사표를 제출해 노태우 총재가 비상정국에 대처하는 새 진용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채 대표위원은 28일『내주 초인 2일 당선자 및 낙선자 합동단합대회를 갖기로 한 만큼 그 이전에 당의 진용을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혀 빠르면 금주 말께 당직개편이 단행될 것임을 시사하고『새로 구성될 당직자들이 중심이 되어 13대 국회 의원구성을 위한 대야협상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민당>
평민당은 28일 당선자대회 및 내달 초순에 임시전당대화를 열어 당 체제를 정비하는 한편 제5공화국 비리청산 등 4대 선결목표를 제시했다.
김대중 전 총재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가진 당선자 대회를 통해『평민당은「안정 속의 개혁」을 추진한다는 기본 입장아래 투쟁일변도의 자세를 취할 생각이 없다』고 밝히고『야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한 시대를 맞아 과거 소수야당 시대와 같은 주로 반대위주의 차원에서 벗어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 나가는 성숙된 여야관계 창조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재는 민주·공화 등 타 야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성실한 동반자의 입장에서 협력할 생각이며 김종필 공화당총재가 제안한 3야 협의체 구성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총재는『그러나 3야당은 각 당의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야권의 공동목표달성을 위해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총선 후 정계개편과정에서의「야권통합」을 추진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 전 총재는 이와 함께 평민당의 4대 선결정책목표로 올림픽 전에는 ▲전두환 전대통령일가 부정축재와 대통령선거부정조사 등 제5공화국의 비리청산 ▲건전한 파트너십을 통한 노사문제 해결 등 국민생존권보장 ▲악법개폐추진 ▲올림픽 후에는 지자제 전면실시의 관철을 제시했다.
5월10일 이전 열릴 임시전당대회에선 김 전 총재의 총재직 복귀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나 박영숙 총재권한대행 등 재야입당 파들이 입당 당시 합의됐던「집단지도체제」약속이 아직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당내 마찰의 소지도 없지 않다.

<민주당>
민주당은 내주 초 이번 총 선에서 당선된 지역구 46명과 전국구 13명 등 59명의 당선자 대회를 열고 원내총무를 선출하는 한편 13대 국회 원 구성을 위한 본격적인 정치협상을 벌여 나가기로 했다.
김명윤 총재대행은 28일 오전『비록 총 선에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민주화시대의 정치활성화를 의해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하고『내주 초 당선자대회를 열고 국회개원을 위한 협상대표를 선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삼 전 총재는 총재직에 복귀하지 않고 계속 평 당원으로 남아 대여 투쟁지도 및 민주당재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무소속 당선자중 야당과 인연이 있던 박찬종·이철 의원 등 5∼6명을 대상으로 영입작업을 벌여 당 세를 보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공화당은 5월2일 당선자대회와 5월6일 낙선자위로대회를 각각 여는 것을 계기로 당직개편 등 당 체제정비를 5월 안에 매듭짓고 당직개편이 되는대로 여야 각 당과 접촉, 원 구성 등 13대 국회운영방안을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금명간 있게 될 당직개편에서는 사무총장에 최각규·김용환, 원내총무에 김용채·이대엽, 대변인에 김문원·윤재기씨 등 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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