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최대 전력기업, 에넬 “암호화폐 채굴업체에 전력공급 안해”

중앙일보

입력

이탈리아의 국영 전력기업 에넬이 암호화폐 채굴업체에 전력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중앙포토, Enel]

이탈리아의 국영 전력기업 에넬이 암호화폐 채굴업체에 전력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중앙포토, Enel]

이탈리아의 국영 전력기업인 에넬(Enel)이 암호화폐 채굴업체에 전력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에넬은 이날 성명에서 “암호화폐 채굴에 쓰이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는 우리가 추구하는 사업 모델에 무합하지 않는 지속불가능한 관행”이라며 이같이 발표했다.

에넬의 이날 성명은 에넬이 재생에너지 발전소로부터 생산한 전력을 스위스 암호화폐 채굴업체인 엔비온(Envion AG)에판매하려한다는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대응해 나왔다.

에넬은 유럽 최대의 전력회사로 화석 연료에 기반한 기존 방식의 전력 생산이 위기에 직면하자 이를 상쇄하기 위해 최근 재생에너지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채굴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소비 전력이 높은 GPU(그래픽처리장치)가 채굴에 쓰이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암호화폐 채굴에 현재 시간당 22테라와트(1테라와트는 1조와트) 수준의 전기가 투입되며, 올해 내로 시간당 125~140테라와트 수준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0.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현재 대부분 비트코인 채굴은 전력 요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채굴업체에 대한 단속 의지를 내비치면서 채굴공장을 캐나다나 러시아 등지로 옮기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