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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공동스키 훈련 참가 남측 대표단 전세기로 출발

중앙일보

입력

북한의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 공동스키 훈련을 위한 남측 대표단 45명이 31일 오전 10시 40분쯤 현지로 떠났다. 대표단은 알파인 스키(남8, 여4)와 크로스컨트리(남6, 여6) 등 스키 국가대표 상비군 선수·코치진 31명과 통일부 당국자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아시아나 항공 소속의 A321 전세기를 타고, 함남 원산의 갈마비행장에 도착한 뒤 북측이 제공한 차량으로 갈아타고 현지로 간다.

1박 2일 마식령 스키장서 남북 공동 훈련 #전세기 대북 독자제재 놓고 한미간 진땀 조율 #제재 유예 대상으로 결정해 전세기 운항사는 피해 없어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이 강원도 양양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북한 마식령스키장으로 훈련에 앞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며 사진촬영 하고 있다. 양양=사진공동취재단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이 강원도 양양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북한 마식령스키장으로 훈련에 앞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며 사진촬영 하고 있다. 양양=사진공동취재단

통일부 당국자는 “전세기 운항과 관련한 최종 조율이 오늘(31일) 아침 일찍 결정됐다”며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우리 대표단이 북측 마식령 스키장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을 위해 정상적으로 떠났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31일 오후에는 자유 스키를 하고, 내일(2월 1일) 오전 남북이 공동으로 훈련한 뒤 오후에 귀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남측 대표단이 귀환하는 전세기에는 평창 겨울 올림픽에 참가하는 북측 알파인ㆍ크로스컨트리 선수와 임원이 함께 타고 올 예정이다.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이 강원도 양양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북한 원산행 비행기 티켓을 공개하고 있다. 양양=사진공동취재단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이 강원도 양양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북한 원산행 비행기 티켓을 공개하고 있다. 양양=사진공동취재단

이주태 국장은 "남북관계가 매우 중요한 시기인데 이럴 때일수록 남과 북은 상호 존중의 자세로 합의한 사항을 잘 추진하면 될 것 같다"며 "이런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우리 국민들의 우려를 잘 감안하고 기대를 잘 고려하면서, 주변국들과도 긴밀히 협력하면서 잘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남측 항공기가 북한의 갈마비행장을 이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양양에서 이륙한 항공기가 동해 상으로 이동한 뒤 북쪽으로 향했다가 다시 원산 쪽으로 향하는 역 ‘ㄷ ’형태의 항로”라며 “비행시간은 약 1시간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이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에서 북한 마식령스키장으로 훈련을 떠나기 위해 출경하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이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에서 북한 마식령스키장으로 훈련을 떠나기 위해 출경하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은 지난 17일 실무회담에서 남북 공동 스키훈련을 합의한 뒤, 지난 23~25일 남측 선발대가 방북했던 기간에 전세기를 이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 때문에 전세기를 운항한 항공사에 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미국을 설득하는 작업을 해 왔다. 미국은 북한에 갔던 항공사와 항공기를 180일 동안 자국 영토에 진입하지 못 하게 하고 있다. 한미와 정부 내부에서 대북 제재 문제를 조율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미국이 전세기 운항을 대북 제재 예외 대상으로 인정하면서 출발 직전에야 항공기 운항 여부가 결정됐다고 한다. 당국자는 “전세기를 운항한 항공사가 피해를 받지 않도록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용수 기자, 양양=공동취재단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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