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안양 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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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안양의 명동이라는 안양1번지에 즐비한 음식점 어느 곳에나 들어가 보면 과열 선거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열전을 벌이는 「1녀 3남」후보들을 놓고 손님들간 비아냥조의 입씨름을 벌이는 모습이 흔하다. 벌써 주민등록 위장 전입 사건으로 한차례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민정당의 김정숙 후보(여)와 야권의 이택돈 의원 (무소속) 이석용 전 의원 (평민) 이인제 변호사 (민주)간의 「1여 3야」의 싸움은 재력·연고·조직·야성의 요소들이 얽히고 설켜 문자 그대로 혼전 양상.
김정숙 후보는 남편과 함께 경영하는 병원이 위치한 을 구로 후보 신청을 냈다가 갑구 출진 명령이 떨어져 조직 정비에 한때 혼선.
이런 속에서 조직 다지기를 서두르다 최근 26평짜리 자기 집에 유권자를 대량 위장 전입시킨 게 말썽 나 곤욕을 치렀다. 김 후보측은 위장 전입 소동을 신속히 마무리 짓기 위해 재력을 바탕으로 공·사조직을 재 가동하고 전주여고 동문 등 여성, 호남 표 획득에 다시 전력을 경주. 이곳에서 5선 고지에 도전하는 이택돈 의원은 무소속 출마가 야당의 파벌 성향 때문임을 알리는 유인물을 대량 살포해 특정 후보 표 몰아주기 운동을 전개.
고향 안산 출마를 저울질하다 이곳을 선택한 것은 전통적인 야당 성향 때문. 즉 제헌이래 소선거구제로 선거를 치를 때마다 한번도 여당이 당선되지 못했고 지난 대통령 선거 때도 민정당이 1등 했으나 경기 다른 지역에 비해 저조. 이 의원은 양금과의 결별 이유와 그의 정치적 배경을 보다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것이 과제라는 게 현지의 분위기.
11대 때 여기서 당선된 이석용 전 의원은 이재형 국회의장의 당질로 토박이. 원주민은 20%에 불과하나 여론 선도에 큰 영향력을 갖고있는 점을 감안, 원주민 기반 확충에 주력.
이곳에선 평민당이 평가절하 됐지만 이씨는 당적을 고수했다는 사실을 정치적 신의와 연결시켜 홍보.
박종철군 사건·구로 구청 사건 조사위원을 지낸 이인제 변호사 (민주)는 연고 부족을 「인권의 대변자」라는 이미지로 메우고 있다. 젊은 층과 서민층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면서 세대 교체의 바람을 일으키는데 부심.
한겨레 민주당 임정조씨는 토박이 논쟁을 일으키며 표밭을 일구고 있으며 민한당 김재중씨, 공화당 진성범씨도 나름대로의 표밭을 정비. <박보균 기자>

<출마 예상자>
▲김정숙 (민정)
▲이인제 (민주)
▲이석용 (평민)
▲진성범 (공화)
▲김재중 (민한)
▲임정조 (한겨레)
▲이택돈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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