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지진 조기경보 관측 7~25초만에 통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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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15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한 후 이미선 기상청 지진화상센터장이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기상청에서 지진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해 11월 15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한 후 이미선 기상청 지진화상센터장이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기상청에서 지진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오는 10월부터 지진 조기경보를 발령하는 시간이 앞당겨져 지진 관측 후 7~25초 사이에 발령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는 관측 후 15~25초 사이에 조기경보가 발령되고 있어 최대 8초가 당겨지는 셈이다.

기상청은 25일 지진으로 인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진 관측·분석·전파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2018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기상청은 우선 지진 자동분석 알고리즘 개선과 관측망 확충을 통해 조기경보 발령 시간을 최단 발령시간을 7초 앞당기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15일 발생한 경북 포항 지진의 경우 지진 관측 19초 만에 조기경보가 발령됐다.
기상청이 조기경보 발령한 후 재난문자 발송과 통신사 전달 과정까지 고려하면 포항 지진의 경우 시민들에게 문자가 도달하는 데까지 30초 정도 시간이 걸렸다. 서울의 경우 강력한 지진파인 S파가 도달하기 전까지 약 47초가량 대피 시간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조기경보가 최단 7초 만에 발령되면 12초가 늘어난 최대 1분가량의 대피시간이 생기는 셈이다.
기상청은 이 같은 조기경보 시간 단축을 위해 지진관측소 54개소를 신설하고 23개소의 노후 장비를 교체해서 해역 발생지진 등에 대한 관측 공백을 해소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진의 크기(규모) 외에 국민이 실제로 느끼는 진동(진도)을 알려주는 진도 서비스도 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11일 부산에 시간당 100㎜의 비가 쏟아지면서 연제구 등의 도로는 침수됐고, 중구 에선 주택이 붕괴됐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가야대로에서 차량이 침수됐다.  [사진제공=독자]

지난해 9월 11일 부산에 시간당 100㎜의 비가 쏟아지면서 연제구 등의 도로는 침수됐고, 중구 에선 주택이 붕괴됐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가야대로에서 차량이 침수됐다. [사진제공=독자]

기상청은 또 최근 국지적 집중호우가 빈발하는 등 기후변화 추세를 반영해 호우특보 기준을 재설정하기로 했다.

호우주의보는 현행 "6시간 강우량이 70㎜ 이상 예상되거나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 예상될 때"이지만 올여름부터는 이를 "3시간 강우량이 60㎜ 이상 예상되거나, 12시간 강우량이 100㎜ 이상으로 예상될 때"로 바꾸게 된다.
호우경보 발령기준도 "6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 예상되거나 12시간 강우량이 180㎜ 이상 예상될 때"에서 "3시간 90㎜ 이상 또는 12시간 150㎜ 이상"으로 바꾸게 된다.
기상청 유희동 예보국장은 "최근 기후변화로 단시간에 집중적인 강우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져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호우특보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보가 제시하는 시간 폭이 좁아지면서 특보 선행시간이 짧아지는 단점도 예상된다. 선행시간은 특보 발령 시각과 특보에서 정한 상황이 실제 발생한 시각까지의 시간 간격을 말한다. 특보 선행시간이 길면 길수록 사전에 대비하는 데 유리하다.
기상청은 또 태풍의 등급을 조정, 중심 최대풍속 초당 51m 이상의 태풍을 별로의 등급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상청은 기상레이더의 이미지 표출 시간을 현행 10분 간격에서 5분 간격으로 단축하고, 강수 추정 정확도도 43%에서 78%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초단기 수치예보 정확도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10% 향상하기로 했다.
기상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는 기상실황 자료도 1시간 주기로 표출하고 있는 것을 5~10분 단위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남재철 기상청장은 "예보에 대한 낮은 신뢰도, 인공지진 관측에서 드러난 문제점 등으로 인해 기상청의 개선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으나 올해는 신뢰받는 정보 제공으로 국민이 만족하는 기상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재철 기상청장이 지난해 10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남재철 기상청장이 지난해 10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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