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서울 중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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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문안에 살던 돈 많은 사람들이 강남으로 빠지는 바람에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 이곳에 실제 거주하는 유권자의 7할은 영세민들.
인파가 넘치는 명동 등은 오히려 상주 인구가 거의 없어 후보들은 신당동·만리동 등 달동네 방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4당 후보가 제나름의 강점을 갖고 있어 모두 겨루어 볼만하다고 자신하는 곳이다.
민정당의 장기홍 후보는 민관식씨의 사퇴로 한발 늦게 뛰어들었으나 구 공화당의 장기영씨 때부터 20년 가까이 이 지역 여당 선거 책임자를 맡아와 창당대회 때는 짧은 시간 안에 3천 명을 동원하는 조직력을 과시.
앞에 나서기를 꺼리는 성격이어서 조용한 운동을 벌이고있으나 명동과 충무로에서 사업으로 잔뼈가 굵어 지역 안에 발이 넓은 게 강점.
타당 후보에 비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게 약점.
이와는 대조적으로 민주당의 김중태 후보는 6·3세대의 대표주자로 이름은 널리 알려져 있으나 지역 뿌리가 없어 고심. 이 지역 유권자의 40%를 점하는 20대를 득표 기반으로 보고 젊은이들과의 대화에 주력.
김 후보는 투표 성향이 인물 본위·정당 중심으로 흐른다면 당선이 무난할 것으로 자신.
2·12종선 때 이종찬·이민우씨와 겨루어 쓴잔을 마셨던 평민당 정대철 후보는 이곳이 원래 선대 때부터의 연고지인데다 이북출신이 많아 자신하고 있으나 평민당이라는 간판이 부담이 되는 듯.
이를 씻기 위해 『야당 통합에 앞장서겠다』『새롭고 하나되는 야당의 기수가 되겠다』는 약속과 함께 30%를 점하는 호남인 결속에도 신경.
친구인 가수 조영남·송창식씨 등이 부른 로고송 테이프를 돌리는 이색 운동을 전개.
8대 때(71년) 구 공화당 중구 위원장을 맡았던 문창탁씨가 다시 17년만에 공화당 간판을 업고 나섰는데 신의주 반공 학생 의거 사건으로 투옥, 단신 월남한 전력으로 이 지역에 많이 사는 이북 출신들의 지지를 기대해 여권 표, 이북 출신 표가 갈리는 추세.
25세의 민중의 당 지석규 후보는 최 연소자로 작년 동국대 총 학생회장을 지낸 것을 내세우며 젊은 층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문창극 기자>

<출마 예상자>
▲장기홍 (민정)
▲김중태 (민주)
▲정대철 (평민)
▲문창탁 (공화)
▲지석규 (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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