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보조금빼내 땅 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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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전경환씨가 서울 가양동의 1만2천평 토지와 인창상가매입외에 서울시의 보조금중 4억원을 빼내 서울시흥동에도 그린벨트땅 8만8천평을 사들였고 인천「길병원」의 청탁을 받고 인하대부속병원설립을 저지해준 댓가로 4천7백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31일 검찰의 수사결과 중간발표에서 밝혀진 전씨의 새로운 부정비리는 특히 시흥동 땅의 경우 전씨가 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알려진 마포 신용보증기금사옥건축주 박성철씨(48·신원종합개발대표) 명의로 사들인데다 그린벨트로 묶여있는 지역이어서 배후에 또다른 비리의 의혹이 짙다.
전씨는 최근 이땅을 은밀히 팔려고 내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흥동토지=전씨가 사들인 땅은 서울 시흥동 산6의7 임야 24만3천4백53평방m, 산6의8 임야 4만9천5백97평방m등 2필지 8만8천여평.
전씨는 85년9월23일 이땅을 10억원에 사기로 계약을 체결, 계약금 2억원을 지급했으나 중도금조달에 차질이 생기자 그해 10월 새마을본부 강당신축보조금으로 서울시로부터 받아 예탁해둔 9억원중 4억원을 빼내 중도금으로 지급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땅는 전경환씨 소유이면서도 명의는 박성철씨 이름으로 되어있으며, 전씨주변에선 『박씨가 마포신용보증기금 매매알선사례로 자신의 땅을 넘겨준 것』이라고 검찰수사와는 엇갈린 설명을 하고 있다.
◇길병원청탁=전씨는 86년7월 인천 길병원 이사장 이길녀씨(55·여)로부터『인천에 인하대부속병원의 신설허가가 나면 길병원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받게되는데도 보사부 법원과장인 유성호가 말을 듣지 않으니 보사부장관에게 부탁해 병원신설 허가를 내주지 않도록 하고 유과장을 다른 곳으로 보내달라』는 청탁과 함께 2차례에 걸쳐 4천7백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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