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헬리코박터균 예방에 김치도 효과 있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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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위암 원인의 80~90%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감염과 연관이 있다."

헬리코박터균 관련 연구로 지난해 노벨 의학상을 받은 호주 서호주대학의 베리 마셜 박사는 최근 한국언론재단 주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처럼 말했다.

그는 "60세 이상 위암 환자의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15% 정도에 달한다"며 "설령 균이 검출되지 않은 위암 환자라도 이들의 혈액을 검사해 보면 과거에 감염됐던 적이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다면 치료받는 게 원칙이라는 것. 특히 암이 발병하기 쉬운 40~50대는 건강검진 때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를 밝혀주는 호흡기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는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위 점막에 상처가 나 만성 위염에 걸리고, 그 결과 위점막이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으로 진행된다"며 "이런 상태가 세포의 변이를 일으켜 위암으로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다행히도 헬리코박터균은 항생제로 치료하면 세균에 다시 감염될 가능성이 1% 미만이다. 마셜 박사는 헬리코박터균의 예방.치료를 위해 "비타민 C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 단백질과 유산균 음료를 많이 섭취하라"고 추천했다. 또 "깨끗한 식수를 사용하고,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산균이 풍부한) 김치도 헬리코박터균의 예방.치료에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둘 사이의 관계는 한국의 학자들과 식품회사가 관심을 가질 만한 연구 테마"라고 조언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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