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읽기] 걸음걸이…휴대전화 휴대 스타일…슬쩍 봐도 사람 됨됨이 척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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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심리의 마스터
천칭위 지음, 김하나 옮김
부글북스, 324쪽, 1만3000원

21세기의 마법상자인 휴대전화. 요즘 유행하는 '현대생활백서' 라는 휴대전화 광고를 심리 쪽에 응용해 보자. 휴대전화를 놓는 위치를 보면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우선 전화를 허리에 차는 사람. 규칙을 잘 지키고 사업적 마인드가 강하다. 이성 또한 독립성이 강한 사람을 선호한다. 그렇다면 주로 손에 들고 있는 사람은? 야심만만형이다. 박력은 넘치나 고집이 센 편이다. 가슴에 거는 사람은 유행에 민감하다. 호기심이 강해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인다.

이상은 '심리의 마스터'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책에 따르면 눈빛.웃음.신발.옷.음색.걸음걸이.헤어스타일.애완동물 하나 하나가 그 사람을 드러내는 '시험지'다. 좀더 살펴보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모습을 봐도 그 사람의 품성을 알아챌 수 있다. 예컨대 엘리베이터 버튼을 계속 누르는 사람. 행동파다. 성격이 조급하지만 한 번 잡은 일에 푹 빠지는 스타일이다. 고개를 들고 천장이나 광고판을 둘러보는 사람은 방어본능이 강하다. 지식이 풍부하고 겸손한 것 같지만 냉정한 사람이라는 오해를 받곤 한다.

하나 더. '문체는 사람이다'는 말이 있다. 서체 또한 그 사람의 됨됨이를 짐작해보는 잣대가 된다. 글자를 큼지막하게 쓰는 사람은 남의 속박을 싫어하고 친구를 잘 사귄다. 반대로 글자가 작은 사람은 자기 조절력이 강하고 신중하다. 그러나 어려운 일을 만나면 두려워하고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한다. 동글동글하게 쓰는 사람은 처세에 능하다.

믿든지 말든지다. 그러나 일면 타당성은 있다. 예부터 조상들은 '신언서판(身言書判)'을, 즉 용모.말씨.글씨.판단력을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았었다. 서양에서도 마찬가지다. 체질심리학.혈액형심리학.필체심리학.심리분석학 등을 발전시켜왔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은 이제 수정돼야 할지 모르겠다. 오랜 세월 축적된 우리들의 경험과 지식 등으로 얼추 나마 사람을 알 수 있기 때문. 가볍고 유쾌하게, 아무 쪽이나 펼쳐 읽기에 좋은 책이다. 다이제스트식 정보가 꼬리에 꼬리를 문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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