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비상 걸린 중국...귀환 지하디스트 3만명으로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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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검을 한 중국 군인들이 2009년 7월 8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수도 우루무치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당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이탈리아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참석을 포기하고 귀국했다. [중앙포토]

착검을 한 중국 군인들이 2009년 7월 8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수도 우루무치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당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이탈리아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참석을 포기하고 귀국했다. [중앙포토]

중국 국경을 넘다가 당국에 붙잡히는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가 최근 들어 급증하면서 중국 내 테러 위험이 커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지하디스트들은 상당수가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출신으로, 시리아 일대에서 이슬람 국가(IS) 등으로부터 훈련을 받은 뒤 귀환을 목적으로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체포된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SCMP, 중국 국경서 붙잡히는 지하디스트 증가로 테러 위험 증가한다고 보도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탄압이 이 지역의 테러 위험을 키운 것이라는 분석도

SCMP에 따르면 지즈예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관계 포럼에서 “지난해 중국 국경을 넘다가 붙잡힌 지하디스트들이 전년도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다”며 “이로써 중국은 테러 위협에 놓였다”고 경고했다. 그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에 참전한 뒤 중국 등 고국에 귀환한 지하디스트는 3만명에 달한다.

위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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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가장 불안한 지역이 신장 위구르라고 입을 모았다. 리 샤오셴 닝샤대학 닝샤후이대 중국-아랍연구소장은 “시리아 일대서 훈련을 받은 지하디스트들이 신장 위구르에 몰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마드 무스타파 주중 시리아대사도 “시리아에서 전투 훈련을 받은 위구르 내 이슬람 전사는 약 50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 지역에 대한 단속이 이 지역의 테러 위험을 키웠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9년 신장 일대서 벌어진 한족 지배 항의 시위 이후로 이 지역의 치안병력을 늘려왔다. 이어 위구르인의 언어(위구르어)와 종교 활동도 제한했다. 위구르 인권단체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탄압에 분노해 현재까지 1만 명 이상의 위구르인이 중국을 떠났다”고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장한 중국 공안(경찰)특공대가 2009년 7월 7일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수도인 우루무치에서 위구르족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전날 발생한 시위로 최소 156명이 숨지고 1400여명이 체포됐다. [중앙포토]

중국장한 중국 공안(경찰)특공대가 2009년 7월 7일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수도인 우루무치에서 위구르족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전날 발생한 시위로 최소 156명이 숨지고 1400여명이 체포됐다. [중앙포토]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테러 경계를 부쩍 높여왔다. 당시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단단체인 이슬람 국가(IS)가 중앙아시아와 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일대에 전투기지를 세우는 등 본격적으로 세를 확장했던 시기라고 SCMP는 전했다.

최근에는 주변국에도 테러 예방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해엔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방중한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나 범인 인도 조약을 체결했다. 지난 2015년엔 태국 정부가 위구르인 10여 명을 중국에 송환했다. 또 최근엔 인도네시아 정부가 중국 정부로부터 위구르인 테러리스트 송환 요청을 받았다고 SCMP는 전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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