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순익 크게늘어 짭짤한 장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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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엔화강세와 싼기름값 덕분에 짭짤한 장사를 했고 빚을 많이 갚아 재무구조가 한결 탄탄해졌다.
특히 자동차·철강·섬유·전자·기계업종 등이 매출액과 순이익면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는가 하면 86년도에 적자를 냈던 건설·무역업종은 적자폭이 줄어둘거나 흑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한신 경제연구소와 본사가 14일 12월 결산 상장법인 2백65개사(전체 2백85개사중 관리대상 15개사 및 삼익주택·자성산업·국제상사·대전피혁·미원제외)를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들은 지난해에 86년비 매출액이 평균 15·2%, 순이익은 24·8% 각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에서는 최근에서야 결산실적이 나온(그동안은 추정치)삼성물산이 5조3천4백억원을 기록, 86년에 이어 계속 수위를 지켰고 현대종합상사가 2위를 마크했다.
매출액 10대 기업을 86년과 비교해보면 현대자동차가 7위에서 4위로 뛰어오른 것을 빼고는 자리바꿈 정도로 대체로 순위가 그대로 유지됐다.
기업의 성장속도를 말해주는 매출액증가율에선 신방전자가 수출호조와 신제품개발 붐을 타고 무려 1백50·9%라는 기록을 세워 2년 연속 세자리 숫자의 성장을 하며 1위를 차지했고, 대한알미늄(83·9%), 맥슨전자(77·1%)가 그뒤를 따랐다.
업종별로는 수출이 잘된 운수장비(43·5%), 전기전자(30·5%), 기타제조업(26·4%)등이 두드러진 매출신장세를 보였다.
또 장사를 얼마나 짭짤하게 했는지를 순이익증가율과 자기자본이익률을 기준해서 따져보면 전체적으로 24·8%와 8·5%로서 기업체질이 한층 다져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자기자본(납입자본+잉여금)에 대한 이익률이 높아진 것은 그만큼 수지맞는 장사를 했다는 얘기가 된다.
한국광업제련이 귀금속매출호조와 외환수익 등으로 자기자본이익률 45·9%를 기록했으며 금호석유화학(44·2%), 중앙염색가공(37·4%), 경방(35·6%), 태양금속(33·3%)등이 선두그룹이고 그뒤로 동일방직·충남방적·대한알미늄·맥슨전자·제철화학 등이 가세하고 있다.
기업들이 얼마나 빚을 얻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지의 부채비율을 들여다보면 86년에 비해 크게 개선된 추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7천여억원 규모의 증자에 힘입어 그 비율이 7백94%에서 7백24%로 낮아졌다.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업종은 어업(79·5%), 광업(94·4%)으로 은행(2천5백30%)을 빼고는 대부분이 자기자본의 2백∼5백%의 빚을 걸머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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