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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얻은 안철수 “범개혁 정당 만들 것” 반대파 “보수 야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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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 당원 투표 결과 발표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일치단결해 보인 당원의 마음을 국민의 마음으로 알겠다“며 ’변화의 열망으로 받아들여 바른정당과 통합의 길로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 당원 투표 결과 발표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일치단결해 보인 당원의 마음을 국민의 마음으로 알겠다“며 ’변화의 열망으로 받아들여 바른정당과 통합의 길로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1일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의 첫 번째 산인 ‘당원의 추인’을 넘어섰다.

국민의당 당원 투표 결과 파장 #반대파 “투표율, 기준 못미친 23% #안 대표에 대한 불신임의 표시” #안 측, 이달 말 전대서 확정 계획 #의장이 반대파 이상돈, 난관 예상 #분당 가시화 속 탈당 규모도 변수

당 선관위는 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 전체 당원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전화투표를 실시해 바른정당과 통합 및 안철수 대표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74.6%가 통합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유권자 26만437명 가운데 5만9천911명이 참여, 최종 투표율은 23.00%이었다.

안 대표는 선관위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합리적 진보가 추구하는 개혁, 새로워지려 노력하는 보수가 함께하는 ‘범개혁정당’을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교섭창구론 이언주·이태규 의원가 거론되고 있다.

이에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안 대표의 재신임과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에 찬성하는 당원들의 뜻이 확인됐다”며 “당원투표를 계기로 국민의당이 통합에 관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바른정당 쪽 창구는 오신환 원내대표와 정운천 의원이다.

하지만 통합에 반발하는 국민의당 내 분당 원심력은 임계치에 다가갔다. 통합반대파 의원 18명으로 구성된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헌당규에 명시된 최소 투표율 ‘3분의 1’(33.3%) 기준에 못 미친 이번 투표는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대한 반대이자, 안 대표에 대한 명백한 불신임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보수야합추진을 저지하고 안 대표를 퇴출시키겠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인 이용주·박지원 의원(오른쪽부터) 등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대표는 즉각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같은 날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인 이용주·박지원 의원(오른쪽부터) 등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대표는 즉각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통합·분열을 가를 남은 변수는 우선 전당대회 성사 여부다. 안 대표 측은 일단 1월 말 중 전대를 열어 통합 문제에 종지부를 찍는다는 계획이다. 전대 개최를 위해선 대표당원 과반 출석이 필요한데, 통합반대파에서 조직적인 불참 운동을 전개할 경우 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정당법과 당헌에 전자투표를 할 수 있게 돼 있는 만큼 온라인 투표인 케이보팅(K-voting)을 병행해 전당대회 참여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합반대파는 전대 사회권을 지닌 의장이 통합반대파인 이상돈 의원이라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경환 의원은 “전당대회 의장의 안건 상정 절차, 의결절차 거쳐야 하는데 순조롭게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그 규모도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통합반대파인 유성엽 의원은 “이미 한 배를 타기는 힘들다”며 “앞으로 누가 나가는 지를 놓고 크게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 측은 박지원·정동영·천정배 의원 등 적극 반대파는 설득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이날 안 대표도 “통합의 이유를 열심히 설명 드렸지만 제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안 대표 측은 통합 시 탈당을 감행할 통합반대파 의원을 8~9명 정도라고 보고 있다. 박지원·정동영·천정배·최경환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나머지의 경우 통합 국면이 본격화될 경우 당에 잔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안 대표를 비롯해 각종 소통 창구를 모두 열며 설득에 나사고 손학규 상임고문 등이 나서 이들에게 돌아올 명분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통합반대파는 별도 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분당 후 신당 창당 로드맵 등에 대한 검토도 들어간 상황이다. 일단 이날 안 대표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에 이름을 올린 현역 의원 18명이다. 유성엽 의원은 “당직 등을 맡고 있어 이름을 못 올렸지만, 26명 이상의 의원이 우리와 뜻을 함께 할 것”이라며 “통합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송기석 의원 등 안 대표 측에 서 있는 의원들 다수도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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