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웅 "이래도 땜질용이야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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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잠재력의 발라웅(28.사진)을 주목하라'. K-리그 감독들이 울산 현대의 삼바 용병 산드로 발라웅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넓은 시야, 날카로운 패스, 현란한 드리블로 K-리그의 새로운 '물건'이 될 조짐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울산 김정남 감독도 "이천수의 공백을 메울 만한 재목"이라며 만족함을 표시했다.

당초 발라웅은 '긴급 처방용'이었다. 2라운드로 접어들면서 도도의 득점력, 이천수의 스피드, 최성국의 드리블 등 이른바 '울산 3박자'를 앞세워 8연승을 내달았던 울산이 7월 중순 이천수가 스페인으로 떠난 뒤 흔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울산이 급히 수소문한 약방문은 브라질 출신 루시우와 발라웅이었다. 루시우는 1999년 산토스에서 스트라이커 도도와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다는 점이, 발라웅은 왼발에 능하고 스피드가 뛰어나다는 점이 이유였다.

울산의 선택은 탁월했다. 루시우가 부상으로, 최성국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지난달 31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발라웅은 처음으로 풀타임 출장해 펄펄 날았다. 0-2로 뒤진 전반 26분 도도의 득점으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2분 뒤에는 동점골을 쏘아올렸다.

이날 발라웅 플레이의 백미는 페널티킥을 유도해낸 현란한 돌파였다. 미드필드에서 공을 넘겨받은 발라웅은 놀라운 순간 스피드로 골문 정문을 파고들었다. 포항 수비수 강용이 버티고 있었지만 바람처럼 지나치는 발라웅을 막을 순 없었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상황, 결국 강용은 발라웅의 유니폼을 붙잡고 늘어질 수밖에 없었다.

발라웅은 이전까지 네 경기에 교체 출장했지만 하나의 공격 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을 정도로 부진했다. '도도보다 한 단계 낮은 선수'라는 평가도 나돌았다.

하지만 발라웅은 선발 출장한 첫 경기에서 멋진 실력을 보여줬다. 발라웅은 "후반에 교체 출장하다보니 내 실력을 1백% 발휘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최선을 다해 주전 자리를 차지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결연한 표정이다.

물론 발라웅에게도 숙제는 있다. 정종수 수석코치는 "기술은 뛰어나지만 파괴력에서는 이천수에 미치지 못한다. 수비가담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포항=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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