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소변 보는 남자들…“서서 보면 하루 2300방울 튀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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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에 사는 오모(65)씨는 집에서 소변을 볼 때 좌변기에 앉아서 본다. 결혼 후 아내의 요청에 따라 이런 습관을 들인 지가 올해로 40년째다. 두 아들 역시 어릴 때부터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게 습관이 됐다.

아직은 생소한 남성들의 ‘앉아서 소변보기’가 일본에선 더는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일본 남성의 40%가 집 화장실에서 앉아서 소변을 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남성 소변기. [중앙포토]

남성 소변기. [중앙포토]

일본화장실연구소가 지난 10월 20~69세 남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기 집에서 소변을 볼 때 “서서 본다”는 사람이 55%, “앉아서 본다”는 사람이 44%였다.

아직은 ‘서서’ 보는 사람이 더 많지만 ‘앉아서’ 보는 사람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여서 멀지 않아 ‘서서’ 보는 사람과 ‘앉아서’ 보는 사람이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생활용품 메이커 라이온은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집에서 남편의 화장실 이용법을 물었다. 그 결과 ‘앉아서’ 본다는 비율이 2008년 27%에서 2014년에는 38%로 높아졌다. 화장실연구소의 이번 조사결과는 이보다 더 높아진 것이다.

라이온사가 2015년 앉아서 볼일을 보는 남자들에게 앉는 이유를 물어본 결과 약 80%가 “화장실이 지저분해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앉는 게 편해서”라는 대답은 30%에 그쳤다.

도쿄도(東京都) 히가시쿠루메(東久留米)시에 사는 42세의 한 남성은 앉아서 소변을 보기 시작한 지 올해로 3년째다. 그는 아사히(朝日)신문에 “처음에는 귀찮았지만, 어느새 익숙해져 화장실을 깨끗이 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서서 소변을 보면 화장실이 얼마나 더러워질까. 라이온이 2005년 하루 7번 소변을 본다는 가정에 따라 실시한 실험결과에 따르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오줌 방울을 포함해 약 2300방울이 변기 주변 바닥에 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튄 방울은 시간이 지나면서 세균에 의해 분해돼 암모니아 냄새를 내게 된다.

일본화장실연구소의 가토 아쓰시(加藤篤) 대표는 “배설은 편안한 상태에서 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저분해지지 않을까 걱정하기보다 쾌적한지 아닌지를 중요하게 여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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