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서 「점심끼워팔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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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식사까지 조건부 예약
결혼예식장들의 「점심끼워팔기」 횡포영업이 극성이다.
이용객들이 원치않는 비디오 녹화·신부화장·드레스 대여 강요정도는 아예 옛말이고 이제는 예식장 직영 또는 지정 음식점 사용조건이 아니면 예식장 예약을 받아주지 않는다.
그러나 봄철 결혼성수기, 특히 황금시간대에 식장을 구하기 힘든 이용객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이에 응할수밖에 없는 실정.
게다가 음식값이 비싸고 질이 떨어지는 데다가 불친절까지 겹쳐 이용객들은 2중의 피해.
또 이 때문에 예식장 하객들을 상대로 영업을 해오던 예식장 주변 다른 음식점들은 강사가 되지않아 폐업하는 사대가 속출하고있다.
◇ 실태 = 서울 청담동 D예식장이 대표적인 예.
예식홀 4개에 좌석수 7백90석인 이 예식장은 양. 한식당 등 모두 2천석 규모의 피로연 식당을 차려두고 식당사용 조건이 아니면 예식장을 빌려주지 않는다.
또 신사동 K, 역삼동 M, 영등포 S·H예식장등도 직영 또는 지정음식점 이용을 종용하거나 강요하고 있다는 것.
◇ 음식값 = 청담동 D예식장의 경우 갈비탕은 1그릇에 보통은 1천9백80원, 「특」은 2천5백원으로, 하객들이 특제를 먹지 않을수 없도록 만들어 놓았고 곰탕은 3천3백원씩 받고 있다.
갈비탕은 시중 1천5백∼1천6백원보다 4백∼5백원정도나 비싸고 곰탕도 시중가 1천7백∼2천 5백원에 비해 8백∼1천6백원이 비싸다.
햄버그 스테이크도 6천50원씩으로 시장보다 훨씬 비싸다.
다른 예식장에서도 갈비탕의 경우 1천8백∼2천원씩 받고 있는 실정.
27일 오후 D예식장에서 여동생을 결혼시킨 이철상씨(39·서울서초동)는 『값도 비싸지만 질이 좋지 않아 하객들에게 낯을 들 수 없었다』며 『이같은 예식장측의 횡포를 당국이 내버려두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 서울시대책 = 식당 강요·행위는 있을수 없는 일이다. 고발이 있으면 즉각 사실을 확인, 행정처분을 하겠다. 그러나 직영식당 개설 그 자체는 현행규정상 위법사항이 아니다.
「일부 예식장들이 이용객들에게 피로연까지 직영 또는 지정식당을 이용토록 강요하자 손님을 뺏겨 폐업상태에 이른 청담동 D예식장 부근 한 식당에서 이에 항의하는 벽보를 붙여두고 있다.<조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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