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위 아내와 중사 남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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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공군에서 처음으로 '장교 아내-부사관 남편' 부부가 나왔다. 공군 제18전투비행단 정보통신대대 소속 박승욱(29) 중사와 공군작전사령부 지휘통신부에 근무하는 서은아(30.사관후보 107기) 대위가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4일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들의 인연은 태풍 '루사'가 한반도를 휩쓴 2002년 8월에 이뤄졌다. 당시 둘은 18전투비행단 정보통신대대에 함께 근무하고 있었다. 집중호우로 강릉 지역 곳곳이 침수되고 서 대위의 승용차도 물에 잠겼다. 서 대위는 출.퇴근은 물론 식사도 곤란한 지경이 됐다. 이때 인근에 살고 있던 박 중사가 나타났다. 박 중사는 자신의 상관인 서 대위에게 헌신적인 도움을 줬다. 그러면서 두 사람 사이는 연인으로 발전했다.

서 대위는 "솔직하고 당당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결코 지나치지 않는 따뜻한 마음에 반했다"고 말했다.

박 중사는 서 대위가 자신보다 계급이 높고 나이도 한살 많지만 아무 문제가 안된다고 했다. "장교로서의 리더십과 성실함에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까지 갖춰 마음에 들었다"며 아내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업무가 통신분야로 동일해 서로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현재 서 대위는 오산에서, 박 중사는 강릉에서 각각 근무중이라 주말마다 대방동에 차려진 신혼집으로 달려가 단꿈을 키울 계획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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