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카드 '맞춤 상품' 바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교직원.전문직 등 특정 계층만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보험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상품을 출시해 온 은행.신용카드사도 은행원.교사.축구팬 전용 상품을 내놓는 등 공략 대상을 세분화하고 있다.

보험상품은 특정 직군이나 계층을 대상으로 한 상품을 개발하려면 위험률 등을 따로 산정해야 하기 때문에 상품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을 뚫기 위해 잇따라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보험시장에도 맞춤형 바람=대한생명은 지난달 24일 생보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교직원만을 위한 '교직원 변액CI(치명적 질병)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기존 CI보험에서 제공하던 보장 외에 교직원에게 자주 발생하는 목.성대 관련 질환, 분필이나 먼지에 의한 알레르기 질환, 관절 질환 등도 보장해 주는 맞춤형 보험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 상품은 기존 보험에 적용됐던 일반위험률 대신 대한생명이 보유 중인 교직원 계약 30여만 건을 토대로 만든 경험위험률을 적용했다"며 "교직원이 다른 직업군에 비해 위험 정도가 낮아 기존 보험보다 월보험료가 약 5~7% 싸다"고 말했다.

손해보험 업체인 현대해상이 지난해 말부터 두 달간 한시적으로 판매한 '스페셜리스트보험'은 큰 인기를 끌었다. 의사나 연구원 등이 팔과 손가락 등에 상해를 입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이 상품은 두 달 만에 1만4000여 건이나 팔렸다. 이는 이 회사 내 다른 상품보다 3~5배 많은 것이다. 양승옥 현대해상 상품개발부장은 "이 상품은 고소득 전문직이 원하는 보장을 중심으로 상품을 설계한 것이 주효했다"며 "앞으로 이러한 맞춤형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부화재는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치명적 질병에 걸렸을 때 외국 병원에서 수술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 'GHP'를 판매하고 있으며, 여성 전용상품인 '프로미 부티라이프보험'도 내놓았다. 금호생명은 당뇨병 관련 질환만을 보장해 주는 '스탠바이 당뇨크리닉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은행·카드사는 고객 세분화=의사.변호사 등을 대상으로 한 상품을 선보이던 은행.신용카드사들도 병원직원.교사.은행원.노숙자.축구팬 등으로 판매 대상을 다양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병원에 근무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인 '우리메디클럽'을 2일부터 판매한다. 은행 상품 중 의사를 대상으로 한 상품은 많으나 병원장에서 사무직원까지 병원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한 상품은 우리메디클럽이 처음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노숙자 전용 통장인 '희망 새출발 특별우대통장'을 선보였다.

신한카드는 축구 팬을 대상으로 한 '신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카드'를 최근 출시했다. 이 상품은 가입자에게 6개월마다 추첨을 통해 영국 프리미어리그 입장권을 제공하는 등 축구 관련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창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