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 세계 곳곳서 '태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세계 곳곳에서 한국기업에 대한 제동을 걸고 있다. 덤핑이나 담합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국제기구를 거치지 않고 교역 상대국이 직접 제재를 가하는 일도 잦아졌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선전하는 전자.정보기술(IT).항공화물 관련 분야가 주요 표적이다. 세계 각지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가 기세를 떨칠수록 견제가 더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본다.

그래픽 크게보기

미 법무부가 1일(현지시간) 하이닉스 임원 네 명에 D램 가격담합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한 데 이어, 유럽연합(EU)도 한국산 제품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에 나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1일 한국에서 생산된 양문형 냉장고(400ℓ이상 제품)에 대해 반 덤핑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판매가격에 대한 관세율은 LG전자 14.3%, 대우일렉 9.1%, 삼성전자 4.4% 등이다. 집행위 측은 해당기업들의 의견을 받아 8월 말 최종 관세율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4월 미 가전업체 월풀이 한국기업들을 EU에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유럽의 양문형 냉장고 시장에서 각각 점유율 37%, 33%로 1.2등을 차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관세를 피하려면 당분간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유럽에서 판매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화물 운임 담합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미 법무부와 EU 집행위가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미 법무부 등은 국내 항공사 외에 독일 루프트한자, 미국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등 주요 외국 항공사에 대해 같은 조사를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국제선 항공 화물 분야에서 각각 세계 1위와 14위(2004년 기준)에 올라있다.

산업자원부 무역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은 1995~2005년 모두 212건의 반덤핑 관련 조사를 받았다. 이 중 관세 부과 등의 조치를 받은 것은 123건으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국 중 중국(317건) 다음이었다. 산자부 관계자는 "특히 중소기업들은 관세 조치에 대응할 역량이 부족해 관련 협회 등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김범식 수석연구원은 "환율.유가 변수에다 교역상대국의 규제까지 가세해 수출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며"규제를 남발하면 오히려 상대국이 손해를 입을 정도로 수출품목의 품질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