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대구, 터키서 다시 만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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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잔치였다. 풋풋하고 싱그러웠다. 찜통 같은 대구의 더위도 1백74개국에서 날아온 지구촌 대학생들의 '파릇함'을 녹이진 못했다.

2003 대구 유니버시아드가 31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폐회식을 갖고 막을 내렸다. 개회식에서 국가별로 입장했던 것과는 달리 폐회식에선 각국 선수들이 자유롭게 입장한 뒤 한데 어울려 작별을 아쉬워했다.

이번 대회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백74개국 6천5백59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특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 분쟁 당사국은 물론 그동안 유니버시아드에 단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바레인과 아루바.지부티 등이 참가해 대회를 더욱 빛냈다. 1만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2만5천명이 넘는 서포터스의 활동은 각국 선수단으로부터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

한국은 대회 마지막날 남자배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3-2로 꺾고 금메달을 추가했다. 이에 앞서 양태영(23.경북체육회)은 지난달 30일 열린 남자 기계체조 종목별 결승 링과 평행봉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내 남자단체전과 개인종합을 합해 4관왕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금26개 은11개 동메달 15개로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역대 최고성적인 종합 3위에 올랐다. 2년 전 중국 베이징 대회에서 종합 16위(금2.은1.동12)에 그쳤던 북한은 이번 대회에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 금3.은7.동메달 3개를 따내 종합 9위에 올랐다.

대회는 성공적으로 개최됐지만 조직위와 언론.시민의 관심이 지나칠 정도로 북한 선수단에만 몰려 다른 외국 선수나 기자들로부터 '유니버시아드가 한민족 축전인가'라는 비판을 받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북한의 연이은 철수 위협도 짜증거리였다. 다음 대회는 2005년 터키의 이즈미르에서 열린다.

대구=특별취재단
사진=최승식 기자<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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