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혜」는 제4의 피랍 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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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KAL858기 폭파범 김현희(26)에게 평양 동북리 초대소에서 일본인화 교육을 시킨 북한지도원 이은혜(31)는 동경출신의 이혼녀로 1남1녀를 두고 79년 일본 해변에서 피랍돼 북한으로 끌려간 제4의 여인임이 확인됐다.
이은혜는 북한으로 끌려가 81서년7월부터 83년3월까지 동북리 3호 초대소에서 김현희와 21개월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상오6시30분에 기상, 밤12시 잠자리에 들때까지 하루 17시간30분동안 일본어로 말하고 일본의 교과서·신문·잡지·TV·영화·노래 등을 통해 김현희를 철저히 일본인으로 교육시켰으며 일본이 찾고 있는 78년7∼8월 일본에서 실종된 3명의 일본여자중 한사람은 아닌 것으로 김에 의해 확인됐다.
또 김현희와 김승일이 사용한 위조일본여권은 북한노동당 중앙당에서 치밀한 계획에 따라 84년7월에 만들었으며 84년8월 해외공작실습때 빈에서 동행했던 지도원 장모로부터 받아 유럽여행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안전기획부는 7일『이은혜의 신원과 김신희·김승일이 사용한 위조일본여권조사를 위해 지난2일 내한한 일본경찰청 외사과「와타나베·다쿠미」경시 등 일본측 수사관 3명이 김현희를 직접 면담, 78년에 일본해안에서 실종된 「오쿠도·유키코」(32)·「하마모토·유키에」(33)·「마스모토·루미코」(35)등 3명의 일본여자 사진을 제시하고 확인시켰으나 이들 세사람중에는 이은혜라는 일본인 여자지도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일본경찰은 김에게 일어와 일본인화교육을 시킨 이은혜라는 일본여자도 고교를 졸업하고 결혼한 후 동경에서 아들(당시3세)과 딸(당시1세)을 데리고 살다가 해변을 산책하던중 납치돼 북한으로 끌려간 제4의 일본여자임을 확인했다.
김현희의 진술에 따르면 이은혜는 키1백65cm, 체중 약56kg에 얼굴은 4각형, 피부는 검은 편으로 눈이 크고 쌍꺼풀이며 몸 전체에 잔털이 많아 가끔 얼굴을 면도하는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이은혜는 생일이 「7월5일」로 담배를 하루 1갑정도 피우고 위스키 등 독한 술을 사이다에 타 자주 마시며 술에 취하면 멍하니 앉아 끌려온 신세타령을 하고 자식들을 보고 싶다며 일본에 돌아가고 싶다고 괴로와하면서 잘 울었다는 것이며 취중에 『김정일 생일(2월l6일) 만찬에 특별히 초대돼 간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자신처럼 납치돼온 일본인부부도 만났다』고 김현희에게 말한 일이 있다는 것이다.
김현희는 이에게 『일본이름이 뭐냐』고 물었으나 이는 대답을 피하면서 『통일이 되면 일본에 돌아가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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