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 원화 절상 압력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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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의 우리 나라에 대한 원 화 절상압력이 본격화 되고있다.
미국정부는 2일 재무성의 「찰즈·댈라러」 부 차관보를 한국에 파견, 원 화 절상속도를 지금보다 더 가속시켜 줄 것을 우리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3일 상오 사공재무부 장관과 만난 「댈라러」 부 차관보는 지난 하반기 우리 나라의 원 화 절상 폭이 2·2%에 그친 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올 들어서는 작년 하반기보다 절상 폭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아직도 미국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절상 폭을 가속화하라고 요구했다.
원 화의 절상은 작년 상반기에 6·5%, 하반기에 2·2%로 87년 중 8·7% 절상됐으며 금년 들어서는 3일 현재 대 달러 환율이 달러 당 7백80원50전으로 지난 년 말의 7백92원30전 보다 1·5%, 년 율로는 16%의 속도로 절상됐다.
「댈라러」 부 차관보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폭이 격렬한 노사분규에도 불구하고 93억 달러에 달한 데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 화 절상 폭이 8·7%에 그친 것은 대만의 24·6%나 일본의 29·8%에 비해 미흡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 행정부가 의회로부터 보호주의 압력과 대미 흑자 국의 흑자규모 축소압력을 받고 있다고 미국의 어려운 입장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사공장관은 우리 나라가 흑자를 시현한 역사가 짧고, 3백55억 달러의 외채를 안고 있는 채무국이라는 특수사정을 설명하고 우리 나라 기업이 새로운 경제조정정책에 적응해 나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적절한 원 화 절상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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