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라줘 고맙다" 40년 만에 잃어버린 아들 찾은 어머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 경북경찰청 제공=연합뉴스]

[사진 경북경찰청 제공=연합뉴스]

40년 전 7살이던 아들을 잃어버린 어머니가 경찰 도움으로 아들을 만났다.

26일 경북경찰청 장기실종자 추적수사팀은 1977년 헤어진 어머니(77)와 아들(47)이 최근 상봉했다고 밝혔다.

40년 전 어머니는 아들이 계부에게 괴롭힘을 당하자 이웃에게 맡겼다. 그 후 몇 차례 이웃에게 아들 행방을 물었으나 “보육원에 맡겼는데 그곳에 불이 나 없어졌다. 아들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그동안 자책하며 살아오던 어머니는 ‘죽기 전 아들 생사라도 알고 싶다’며 지난달 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어머니가 아들을 맡긴 이웃 등에 대한 탐문으로 당시 실종자가 대구 남구 한 보육시설에 맡겨졌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인근 보육원 5곳을 방문했으나 특별한 기록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보육시설에 다시 자료 확인을 요청했고 그중 한 보육원에서 성은 다르나 나이와 이름이 비슷한 사람이 있었다는 연락을 받고 경산에 사는 아들을 찾았다.

어머니는 “아들이 생각날 때마다 많이 울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돼 기쁘다. 제대로 돌봐주지 못했는데 잘 자라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하며 아들을 꼭 껴안았다.

경북경찰청 장기실종자 추적팀이 출범한 이후 15번째의 성과다.

박화진 경북경찰청장은 “어머니의 간절한 신고가 이번 사건 해결의 출발점이었다”며 “모든 실종자 가족이 다시 기쁨을 찾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