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커스 인수로 벅스 우회상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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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온라인 음악 서비스 업체인 벅스가 로커스 인수를 추진 중이다. 24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벅스와 로커스는 다음주에 인수합병(M&A) 계약을 할 예정이다. 매각 금액은 1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벅스 관계자는 "다음주 초 매매거래가 정지된 회사의 인수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벅스가 인수를 추진 중인 회사가 로커스인 것으로 보고 있다. 벅스는 로커스의 유상증자를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받아 로커스의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벅스는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우회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벅스는 최근 외국인.기관.음반업계 등을 대상으로 수백억원대의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벅스는 SK텔레콤.KTF 등 이동통신 업체들이 인터넷 음악 시장에 진출하면서 대표적인 인터넷 음악 업체의 입지가 흔들리자 우회 상장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벅스는 2000년 설립 이후 온라인 음악을 무료로 제공해오다 음반업체와 저작권 분쟁을 치르면서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유료화했다.

로커스는 컴퓨터통합(CTI) 사업을 하는 업체다. 벤처 붐이 일던 2000년엔 주가가 주당 200만원대(액면가 5000원)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10월 53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났고 현재 자본잠식 상태다. 벅스가 로커스를 인수할 경우 다음달 말 사업보고서 제출 전까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잠식에서 탈피해야 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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