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조치훈 '노장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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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선수권대회에서 조훈현9단과 조치훈9단, 두 노장이 송태곤5단과 원성진5단을 격파하고 나란히 8강에 올랐다.

신예 강자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최근의 바둑계에서 이들의 8강 동반 진출은 오히려 하나의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세계무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조치훈9단에겐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승리였다. 그러나 두 기사는 8강전에서 만나게 돼 한 사람은 탈락할 운명이다.

29일 대전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벌어진 본선 2회전(16강전)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 이창호9단과 이세돌9단도 중국의 왕위후이(王煜輝)7단과 한종진5단을 가볍게 누르고 무난히 3회전에 올랐고, 신예 박영훈4단도 중국의 딩웨이(丁偉)8단에게 극적인 반집승을 거두고 8강의 한자리를 차지했다.

중국은 지난해 4강 후야오위(胡耀宇)7단과 셰허(謝赫)5단이, 일본은 조치훈9단과 야마다 기미오(山田規三生)8단이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이 대회 8강전은 10월 15, 16일 이틀간 부산에서 열린다.

대전=박치문 전문기자

◆대국 결과

▶조훈현9단(흑)-송태곤5단(백) 흑불계승

▶왕위후이7단(흑)-이창호9단(백) 백불계승

▶후야오위7단(흑)-유창혁9단(백) 흑3집반승

▶이세돌9단(흑)-한종진5단(백) 흑불계승

▶원성진5단(흑)-조치훈9단(백) 백불계승

▶최철한5단(흑)-셰허5단(백) 백불계승

▶박영훈4단(흑)-딩웨이8단(백) 흑반집승

▶장주주9단(흑)-야마다 기미오8단(백) 백1집반승

◇하이라이트

조치훈9단(백)과 원성진5단의 대국. 원5단은 하변 백 대마를 잡았다고 여기고 백1에 흑2로 참는 등 여유를 보였으나 바로 이때 백5에 이어 7로 두는 기상천외의 묘수가 터진다. 백11까지 대마가 되살아나며 백의 승리가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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