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조코위·멜라니아, 샤이니·엑소 보고 싱글벙글 … 한몫하는 ‘한류 외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7일 서울 미 대사관저에서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가수 민호에게 친근감을 보였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7일 서울 미 대사관저에서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가수 민호에게 친근감을 보였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인니 대통령궁을 방문했다.

조코위 대통령 “나도 오랜 한류팬” #‘송·송 결혼’ 동남아 신문 1면 게재도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전날 결혼한 조코위 대통령의 장녀를 위해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민호가 결혼을 축하하는 동영상과 또 다른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서명이 담긴 CD를 선물했다. 이후 환영만찬에서 조코위 대통령은 “나도 오랜 한류 팬”이라며 감사를 표시했다.

특히 민호는 최근 한국을 다녀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기쁘게 했다. 방한 첫날이던 지난 7일 주한 미국대사관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했던 멜라니아 여사는 한국 학생 80여 명 앞에서 “세계에 소녀들도 스포츠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키자”며 평창 겨울올림픽에 관해 연설을 했다. 그러던 중 민호의 등장에 참석자들이 환호하자, 멜라니아 여사가 반가움을 표시하며 환하게 웃었다. 평소 무표정하던 멜라니아 여사가 활짝 웃자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고 ‘멜라니아 광대 승천’이라는 연관 검색어까지 등장했다. 멜라니아 여사에게 한국의 좋은 인상을 심어준 데 민호가 역할을 한 셈이다.

이제는 한류(韓流)와 연관된 선물이나 인사가 정상 사이에서도 통할 정도의 ‘외교적 무기’가 됐다는 의미다. 실제 동남아에서 K팝의 위상은 대단하다. 인니를 포함해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에서 엑소와 방탄소년단 등이 콘서트를 열거나 공항을 통해 입·출국할 때면 소녀 팬이 운집하곤 한다. 지난달 31일 배우 송중기와 송혜교의 결혼식은 동남아의 주요 뉴스였다. 일부 일간지엔 1면에 게재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중국과 일본 등 한반도 주변 국가의 정상 부부에게 한류는 이미 한국의 대표 상품으로 통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2014년 7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창덕궁 인정전을 돌아보며 “(드라마) 대장금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또한 중국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관련해 “남편(시 주석)이 별에서 온 그대였으면 좋겠다”고 농담도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도 잘 알려진 한류 팬이다. 지난 2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선 “배우 박용하씨와 친했는데 숨졌을 때 정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