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의빙자한「다스림」없기를|백성이 수긍하는 정치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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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날들을 돌아보면 대부분의 위정자들은 민주정치에 있어서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우선적인 「민명」을 받드는일에 그렇게 노력하였다고 할 수 없다.
그들은 다만 민을 통치하려고만했지 민의 명을 따르는데는 매우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들은 오히려 「민의」를 빙자하여 군주처럼 민을 이리저리 몰려고 하였으며 그「몰이」에 따르지 않는 사람은 예외없이 『국가의 발전을 저해하는 사람』으로 간주하여 다스리려 했다.
「보통사람」. 이것은 듣기만 해도 마음편해지는 말이다.
지금까지 대통령은 「잘난중에 잘난」사람이어서 국민 4천만을 합친 것 보다 더 우수한 「고견」을 지닌「비범한 사람」으로 민정시찰이라도 하는 날이면 학생들은 책을 덮고 주민들은 일손을 놓고 길 양옆으로 빽빽이 늘어서서 환호하며 맞이해야 하는 겁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보통밖에 안된다고 자처하는 사람이「보통아닌 자리」에 나아가겠다고 했을 때 그말은 신선하게 우리에게 전달되었으며 그 편한 말에 적지않은 점수를 주었던게 사실이다.
정치란 뭐니뭐니 해도 국민의 마음을 편케 해주는것이 잘하는 정치다.
보통사람이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정책·정치라야 비로소 국민을 편안케 할 수 있을 것이다.
새대통령은 유세때의 그 어떤 공약보다 가장 큰 공약이 이「보통사람」공약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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