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적? 차량 결함? 고령의 운전자?…창원터널 사고 원인 분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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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활유 등이 담긴 드럼통 수십 개를 싣고 달리던 화물차로 인해 발생한 창원터널 폭발사고의 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과적으로 과속하거나 고령의 운전자의 건강상태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일 오후 1시 20분께 경남 창원에서 장유방향 창원터널 잔방에서 엔진오일을 드럼통에 싣고 이송하던 5t 화물차가 폭발해 3명이 숨졌다. 송봉근 기자

2일 오후 1시 20분께 경남 창원에서 장유방향 창원터널 잔방에서 엔진오일을 드럼통에 싣고 이송하던 5t 화물차가 폭발해 3명이 숨졌다. 송봉근 기자

경찰은 3일 오전 11시부터 사고 지점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도로교통공단과 합동으로 사고 차량에 대해 감식을 하고 있다. 사고 트럭은 뚜껑이 없는 적재함에 윤활유 등이 담긴 200ℓ 드럼통 22개, 20ℓ 통 174개를 싣고 있었다.

경찰은 사고 트럭의 적재함에 실린 윤활유 등의 하중을 총 7.8t 정도로 추정하고, 트럭의 적재 허용 중량(5t)을 절반 이상 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사고 트럭 앞 차량에서 회수한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한 결과, 사고 트럭은 지그재그로 이동하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적재함에서 불이 난 것으로 확인했다.

창원중부경찰서는 3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8명의 사상자를 낸 창원터널 폭발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감식에 나섰다. 송봉근 기자

창원중부경찰서는 3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8명의 사상자를 낸 창원터널 폭발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감식에 나섰다. 송봉근 기자

운전자가 터널을 빠져나온 후 내리막길을 달리다 사고 지점 위에 설치된 과속 단속 카메라를 발견하고 속도를 줄이려다가 제동장치가 고장 나 좌우로 비틀거렸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사고 현장의 속도제한은 70㎞/h였다.

트럭 운전자 윤모(76·사망)씨가 고령이라는 점도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경찰은 운전자의 지병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국과수에 윤씨의 부검을 의뢰했다. 현행법상 위험물 운송자 연령 제한은 없다.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는 사고 원인에 대해 “브레이크 파열 등 차량 결함 가능성도 있지만, 중앙분리대를 받고 나서도 멈추지 않았고 점멸등을 켜거나 경적을 울리지 않은 것으로 봐서 인적 요인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당일 화물차에 윤활유 외에 시너 등 인화성이 높은 다른 화물이 적재됐는지도 조사 중이다.

창원터널 화재. [중앙포토]

창원터널 화재. [중앙포토]

한편 지난 2일 오후 1시 23분께 창원터널 창원방면 내리막길 1㎞ 지점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로 인해 화물차 운전자 윤씨와 반대편 차선에 있던 운전자 유모(55·여)씨, 배모(23·여)씨 등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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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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