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둘 돌보면서 수능 준비 중인 82세 할머니

중앙일보

입력

오는 11월 16일 목요일 2018 대입 수능을 앞두고 올해 82세의 고3 장일성 할머니의 사연이 이목을 끌고 있다.

수업을 듣고 있는 장 할머니. [연합뉴스]

수업을 듣고 있는 장 할머니. [연합뉴스]

지난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보름여 앞둔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장일성 할머니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수업을 듣고 있는 장 할머니. [연합뉴스]

수업을 듣고 있는 장 할머니. [연합뉴스]

장 할머니는 1936년생으로 공부에 '한'이 있어 대학을 진학하고자 진지하게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할머니의 필기. [연합뉴스]

할머니의 필기. [연합뉴스]

장 할머니는 "공부를 못 해 어려움이 뭔가 하면 자식들 키우며 뒷바라지할 때 엄마가 아는 게 많지 않은 점도 있었고 많이 불편하게 살았다"고 말했다.

이어 "초등학교 2학년 1학기 때 해방이 됐다. 그리고 6.25사변 이후로 공부를 못 했다"고 전했다.

집에서도 펜을 놓지 않는다. [연합뉴스]

집에서도 펜을 놓지 않는다. [연합뉴스]

불가피하게 학업을 중단한 장 할머니는 74세 때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올해로 8년째, 드디어 수능을 앞두고 있다.

어떤 공부가 하고 싶으냐는 김현정 앵커의 질문에 "식품영양학과를 전공하고 싶다"고 답했다.

할머니의 수학 공부. [연합뉴스]

할머니의 수학 공부. [연합뉴스]

장 할머니는 이전에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 키울 때 형편이 좋지 않아 주방 계통 일을 많이 했다"며 "그러다 보니 식품에 대한 지식을 더 알아야겠다 싶어서 식품경영학과나 영양학과 학생이 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장 할머니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부를 꾸준히 이어왔다. 주말마다 집에 오는 며느리 대신 중 2, 초 6년 손자를 돌봐야 한다. 그리고 마포에 있는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 다니다 보니 남양주에서 왕복 4시간 걸려 통학한다. 일년 전 남편이 혈액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뜨기도 했다.

즐거운 모습의 장 할머니. [연합뉴스]

즐거운 모습의 장 할머니. [연합뉴스]

그래도 장 할머니에게 공부는 포기할 수 없는 것이었다.

장 할머니는 "학교 가는 것 자체도 재미있고요. 배운다는 게 너무 행복하고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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