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호남홀대론' 공성에, 민주당 '광주 방문' 수성전

중앙일보

입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강정현 기자/170828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강정현 기자/170828

국민의당이 4박5일간 광주 전남 투어를 갖고 ‘민주당의 호남홀대론’에 불씨를 지피자 민주당이 맞불 작전을 편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당 지도부가 오는 15일 호남을 직접 방문하기로 한 것이다. 추 대표는 광주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광주ㆍ전남지역 예산관련 당정협의회를 갖는다.

시작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4박 5일 광주ㆍ전남 투어였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SOC 예산 삭감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호남홀대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정부 여당을 공격해 호남 민심에 다시 호소하겠다는 전략이다.

7일 광주 송정역에서 안 대표는 SOC예산 삭감 브리핑을 갖고 “문재인 정부가 호남권 SOC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해도해도 너무하다”고 했다. 안 대표는 ”문 대통령이 호남고속철 2단계 조기완공을 공약했지만 대선이 끝나고 넉 달 만에 호남고속철은 다시 서러운 시간을 맞고 있다“며 “(호남고속철 예산) 3000억원을 신청했더니 154억원만 주겠다고 하는데 이는 95%를 깎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전략에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에서의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국민의당의 위기감이 담겨있다. 호남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중이다. 지난 2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 호남 지지율은 전주대비 3.1%p 하락한 14.3%다. 안철수 대표 선출이 국민의당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전주보다 2.9%p 상승한 62.3%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8월 28일~9월 1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31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p 응답률은 5.1%)

민주당은 곧바로 역공에 나섰다. 호남홀대론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긴장하면서다.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15일 광주에 모두 무여 최고위원회와 예산정책협의회를 갖기로 한 것도 그 때문이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7일 서면브리핑을 내고 “일부 야당서 문재인 정부가 예산 배정에서 호남지역 SOC예산을 삭감했다며 지역 홀대론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내년 예산의 기본 골격은 철도 등 SOC 분야는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전반적으로 축소하고 이를 ‘교육, 복지’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라며 “호남지역 뿐 아니라 수도권, 영남 등 모든 지자체 예산이 축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정책조정회의에서 “지역홀대 지역차별을 주장하는 것은 민주당과 지역주민을 이간질시켜 지지도에 영향을 미쳐보겠다는 얄팍한 정치공세”라고 공격했다.

‘SOC예산 삭감’ 프레임이 호남을 넘어서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도 여당에겐 부담이다. 당 관계자는 호남행을 두고 “호남 유권자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국민의당의 정치공세를 막으려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