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개발 빠른 성공엔 '중국 유학파' 과학자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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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화성-14형 핵탄두' 사진 공개.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화성-14형 핵탄두' 사진 공개.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빠른 속도로 핵·미사일 프로그램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던 비결로 '중국 유학파 과학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WSJ "6년새 3배로 급증"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 과학자들이 냉전 시대에는 주로 구(舊)소련에서 핵기술을 배웠고, 냉전 이후에는 이란과 파키스탄에서 역량을 키웠다"면서 "최근 들어서는 중국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 과학자들이 중국에서 습득한 기술은 핵을 비롯해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자기펄스(EMP)까지 폭넓은 분야라고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에 참여했던 후루카와 가쓰히사(古川勝久) 연구원은 "해외에서 교육받은 북한 과학자들에 대해 큰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에 이탈리아·루마니아와 같은 유럽 국가에서도 일부 북한 과학자가 재료과학·전기통신·공학 등을 공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구체적으로 북한 과학자 김경솔을 지목했다. 이에 따르면 기계전자공학 박사 과정을 밟은 김경솔은 1년 이상 하얼빈(哈爾濱) 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베이징(北京)의 군사기술 전문가와 공동논문도 집필했다. 그는 올해 6월 박사과정 동료 10여 명과 함께 북한으로 돌아갔다.

후루카와 연구원은 "김경솔의 논문은 안보리 결의에서 금지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보리 대북결의안들은 북한 과학자들에 대해 핵 개발용 과학기술 교육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 교육 당국 자료에 따르면 북한 유학생은 대학원 과정 기준으로 2009년 354명에서 2015년에만 1086명으로 6년 새 3배로 급증했다. 구체적인 연구 분야는 확인되지 않았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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