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마광수, '성' 문제를 세상 밖으로 꺼낸 사람" 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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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 [연합뉴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 [연합뉴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5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 마광수(66·연세대 전 교수)씨를 애도했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 교수는 저와 비슷한 시기 구속되어 제 인상에 깊이 남아 있다"면서 "마 교수는 '성' 문제를 세상 밖으로 꺼낸 사람이었다"고 적었다.

하 의원은 "저는 당시 이적표현물 제작 배포 혐의로 구속되었고 마 교수는 음란물 제작 배포 혐의로 구속되었다. 저와 마 교수는 둘 다 표현의 자유가 억압된 피해자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 교수는  한국 사회에 '탐미'라는 화두를 던지고 인간과 뗄 수 없는 '성' 문제를 공개된 세상 밖으로 꺼낸 사람이었다"라면서 "사회적 금기는 예술가들에게 극복대상이었고, 마 교수에게도 그러했을 것이다. 이제 그가 말한 야함은 건강함을 담은 섹시함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의 이단아'라 불렸던 마 교수. 작가로서, 예술가로서, 한 인간으로서 당신은 솔직했고 당당했다. 표현의 자유 탄압 없는 천국에서 마음껏 쓰고 싶은 것 다 쓰길 기도한다.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 교수는 이날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아파트 자택 베란다에서 스카프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시신을 발견한 가족에게 자신의 유산을 넘기고 시신 처리 문제를 맡긴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 교수는 지난해 8월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퇴직 후 우울증세를 보여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마 교수는 연세대 국문과 교수시절 발간한 성애소설 '즐거운 사라'로 1992년 구속됐다. 연세대에서 해직과 복직을 반복하다 지난해 8월 정년 퇴임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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