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바이 코리아' 자금 밀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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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용 자금이 계속 늘고 있다.

외국인이 최근 수개월 동안 7조원이 넘는 규모의 국내주식을 샀기 때문에 추가 매입을 위한 실탄이 떨어졌을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외국의 주요 주식형 펀드에 돈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 외국인의 추가 매수에 힘입어 주가가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총 1조6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산 금액이 판 금액보다 많은 것)했다. 3일(거래일 기준)을 빼고 모두 순매수하는 등 주식 매수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대규모 자금이 계속 들어오는 건 하반기에 세계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에 힘입어 외국인들이 운용하는 펀드로 돈이 들어오고 있어서라고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현대증권과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아시아지역펀드.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인터내셔널펀드.태평양지역펀드 등 자금의 일부를 한국에 투자하는 주요 4개 펀드엔 최근 2주간 20억달러(약 2조3천억원)의 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특히 아시아에서 일본을 빼고 한국.대만 등에 주로 투자하는 아시아지역펀드엔 같은 기간에 3억달러가 들어왔다. 아시아지역펀드는 한국 증시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6월 이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현대증권 조훈 연구원은 "한국에 투자하는 자금의 비중이 25% 정도인 이들 펀드의 움직임으로 외국인 투자의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양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 규모가 과다하지만 이 같은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외국인들은 미국 증시에 대한 전망을 근거로 각국 증시에 대한 투자 결정을 내린다.

그런데 최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강해지면서 미 증시가 더 오를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주 종합주가지수가 매물대로 여겨진 710~750선을 돌파한 점도 긍정적이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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