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3일>루크라를 향해…성공적 등반을 위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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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30분 그간 묵었던 빌라에베레스트를 출발한다.

드디어 로체샤르 원정을 위한 대장정에 오르는 것이다. 원래의 일정보다 보름이상 늦어진 것이다. 원정대 발대식 때 나눠준 보고서에 의하면 지금쯤 우리 원정대는 로체샤르 베이스캠프에 들어가 등반준비에 한창일텐데 여러 이유로 인해 늦어진 것이다.

루크라는 에베레스트를 비롯, 로체와 로체샤르 등반을 위해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1953년 5월29일 에베레스트를 초등한 영국의 에드먼드 힐러리경은 1960년대 들어서면서 네팔 오지의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해 학교와 병원, 교량, 비행장 등을 건설하는 지원사업을 펼쳤다. 그중 하나가 루크라 비행장으로 경비행기와 헬기만 착륙할 정도로 작다.

윤혁준, 황선덕 대원은 배추와 무, 그리고 나머지 짐을 싣고 김치를 담그기 위해 먼저 비행기에 올랐다. 로체샤르 여신은 우리에게 환한 미소로 손을 내밀지 아니면 거부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미소를 얻기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며 후회없고 만족스런 등반을 하고자 함은 어느 산악인 에게나 똑같을 것이다.

히말라야 등반이 일반인에겐 죽음을 부르는 굉장히 위험한 요소만 있는 줄 알고 있을 것이다. 히말라야 원정경험이 일천한 필자가 답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것이지만 틀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허나 그 위험한 요소들을 자신에게 정말 유용한 요소로 바꿀 수 있는 자가 훌륭한 산악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대원들 모두 그러한 능력들이 다 있다고 믿는다. 엄홍길대장을 포함한 나머지 8명의 대원들은 기필코 로체샤르의 정상을 밟을 것이라고 믿는다. 내일은 나머지 5명이 루크라로 떠나며 엄홍길대장과 홍순덕 대원은 그 다음날 헬기로 샹보체 까지 올라간다. 3,4일 후 남체에서 모두 모여 로체샤르 베이스캠프까지 카라반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등반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한치의 긴장도 늦추지 않고 성공적인 등반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그리고 앞으로 1주일 정도는 캐라반을 하는 관계로 원정대 소식을 보내지 못한다. 한국에서 로체샤르 원정대 사이트에 격려를 해주는 많은 산악인 선후배, 그리고 동료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다음 주초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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