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8월 위기설’ 불끄기 나선 한·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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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셉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북한은 도발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조속히 나오라”고 촉구했고, 던퍼드 합참의장은 “모두가 현 상황을 전쟁 없이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셉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북한은 도발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조속히 나오라”고 촉구했고, 던퍼드 합참의장은 “모두가 현 상황을 전쟁 없이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9일 북한의 ‘괌 포위사격 계획’ 위협 이후 고조됐던 한반도 ‘8월 위기설’을 진정시키기 위한 발언이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나왔다. 미국에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이례적인 공동 언론기고문을 통해 북한과의 협상 의사를 밝혔고, 문재인 대통령도 북한의 도발 중단을 촉구하면서 ‘평화’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로 인해 한반도 주변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해지고 있다”며 “북한은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도발과 위협적 언행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위협 이후 5일 만에 나온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한 문 대통령의 언급이었다.

문 대통령 “평화, 무력으론 오지 않아” #청와대 찾은 던퍼드 미 합참의장 #“외교 노력 우선, 실패 땐 군사 옵션” #틸러슨·매티스 “북과 협상의향 있다” #도발 중단 전제로 김정은에 공 넘겨

문 대통령은 이어 “정부의 원칙은 대한민국의 국익이 최우선”이라며 “대한민국의 국익은 평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안 된다.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평화는 무력으로 오지 않는다. 평화와 협상이 고통스럽고 더디더라도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조셉 던퍼드 미 합참의장도 이날 오후 문 대통령과 면담한 자리에서 “미군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미 정부의 외교적·경제적 압박 노력을 지원하는 데 우선적 목표를 두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군사적 옵션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군사적 옵션은 1953년 정전 이후 계속 발전해온 것이며, (북핵) 해결을 위해 먼저 사용하겠다는 뜻이 아니라고 던퍼드 의장은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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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틸러슨 국무장관과 매티스 국방장관은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보낸 ‘평양에 책임을 묻겠다(We are Holding Pyongyang to Account)’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북한이 선의를 갖고 협상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점을 먼저 보여줄 경우 미국은 북한과 협상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자극적인 위협이나 핵실험, 미사일 발사나 다른 무기 실험의 즉각적인 중단이 이런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방편”이라고 제시했다.

두 장관의 공동 기고문은 ‘평화적 압박 캠페인’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북·미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일종의 ‘위기 상황 관리’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제 공이 북한으로 넘어간 상황이지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어떤 대응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지난 10일 김락겸 전략군 사령관이 이달 중순께 김정은에게 괌 포위사격 방안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힌 이후 추가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지는 않고 있다.

서울=강태화 기자,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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