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잠을 잘 때엔 수면 중에도 '학습'이 가능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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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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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중에 간단한 정보를 습득하고 잠에서 깨어난 뒤 이를 기억할 수 있다는 새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프랑스 파리고등사범학교-PSL연구대학 토마 앙드리용 박사팀은 최근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얕은 잠을 잘 때 들었던 정보가 기억으로 형성돼 깨고 나서도 생각이 나지만 깊은 잠을 잘 땐 기억으로 남지 않는다는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인간이 잠을 자는 동안에도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는 ‘수면학습(hypnopedia)' 이론을 둘러싼 상반된 가설을 통합한 내용이다.

인간의 수면 상태는 렘(REM: Rapid eye movement) 수면과 비(非)렘수면으로 나뉜다. 여기서 ‘렘’은 눈동자가 빨리 움직인다는 뜻이다. 렘수면은 보통 몸은 자지만 뇌는 깨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시기에 꿈을 꾼다고 알려져 있다.

렘수면과 비렘수면은 90~120분 주기로 3~5회 반복되며, 전체 수면시간 중 렘수면과 비렘수면의 비율은 1대 3 정도다. 렘수면을 1단계(N1), 비렘수면은 상대적으로 얕은 잠을 자는 2단계(N2)로 나누며 3단계(N3)는 깊은 잠을 자는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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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리용 박사팀은 수면장애가 없고 8시간 이상 '건강한 수면'을 유지하는 20~31세 남녀 23명을 대상으로 7~10일간 실험을 진행했다. 자는 동안 3.5초 간 지속하는 소리, 0.2초씩 5번 반복되는 소리 등 주파수를 달리해 소리를 들려주며 뇌파를 측정하고 잠에서 깼을 때 소리를 기억하는지를 알아봤다.

그 결과 렘수면(N1)과 가벼운 비렘수면(N2) 단계 때 들려준 소리는 상당 부분 기억한 반면 깊은 비렘수면(N3) 단계에서 들은 소리는 기억하지 못했다.

뇌파 측정 결과 역시 N1과 N2 때는 학습(수면 중 들은 음악의 기억) 과정이 이뤄지지만 N3 때는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N3 단계에선 새 기억의 형성보다 휴식과 자기 전 학습 내용을 정리·저장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연구팀은 수면 중 들려준 소리를 깨어나서 기억·인지한다는 것은 수면 학습이 일부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것이 실제 인간의 학습에도 응용될 수 있는지는 추가 연구들을 해보아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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