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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란, 트럼프 美 대통령 취임 이후 더 자주 만난다

중앙일보

입력

7월 4일 화성-14형 1차 발사 당시 이를 지켜보는 김정은 위원장. [중앙포토]

7월 4일 화성-14형 1차 발사 당시 이를 지켜보는 김정은 위원장. [중앙포토]

북한과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더욱 긴밀한 협력관계를 가질 조짐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3일 이란을 방문, 열흘간 머물며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다. 김 위원장이 이란에 도착한 날은 이란 주재 북한대사관이 문을 연 날이기도 하다.

특히 김 위원장은 4일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과 만나 "북한과 이란은 공동의 적이 있다. 우리는 평화를 원하지만 미국의 위협에 더 공세적으로 맞설 것"이라는 말로 반미 공조 태세를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 역시 취임 연설에서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 행동계획)에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화성-14형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화성-14형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같은 북한과 이란의 반미 공조 강화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러시아·이란을 제재하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5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 임무 센터'를 만든 데 이어 6월 '이란 임무 센터'를 창설하며 양국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세 차례나 이란을 공식 방문했다. 올해 2월 말,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포함한 대표단이 이란을 공식 방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만났고 지난달 중순에는 북한 노동당 대표단이 이란이슬람교연합당과 회담을 가졌다. 이어 3일 김 위원장이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이란을 방문한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8일 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8일 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과 이란은 전통적인 반미 진영 우방으로, 탄도미사일 개발에도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미사일 개발에 누구의 허락도 필요하지 않다'는 이란의 입장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말한 이유도 이같은 맥락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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