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싱샵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 주장 네티즌, 시위 중단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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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여성혐오 살인 공론화 시위' 카페 캡처]

[사진 '여성혐오 살인 공론화 시위' 카페 캡처]

지난달 5일 서울 강남에서 혼자 왁싱샵을 운영하던 30세 여성이 손님으로 가장한 남성에게 살해된 일명 '왁싱샵 살인사건'을 계기로 '여성혐오 살인 공론화 시위'가 예고된 가운데 피해자 가족이라고 주장한 네티즌이 이를 중지해달라고 요청했다.

1일 '여성혐오 살인 공론화 시위' 인터넷 카페에는 '피해자 가족입니다. 읽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살아있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한 발짝 양보 부탁드린다"며 이 같은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피해자의 가족이라고 주장한 네티즌 A씨는 "인증을 해달라 요청하면 어떤 방법으로 해드려야 할지 고민하며 글을 올린다"면서 "모든 사건 정황을 자세히 알고 있는 저희로선 기사도, 이런 공론화시키는 것도 무지막지한 상처로 다가온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들은 왁싱샵이니 미용업소니 이런 단어조차도 순간 움츠러든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저희에게 이런 큰 관심과 공론화는 정말 더는 버틸 힘조차 없이 무너지게 한다"며 "어떠한 취지인지 어떠한 마음으로 뭉쳐주시는지 알지만, 유족들이 숨 쉴 수 있게 도와주실 수 없겠나"라고 호소했다.

글을 올린 네티즌이 실제로 피해자 유족인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해당 카페에서 활동하는 네티즌들은 이번 시위는 피해자 추모 시위가 아닌 여성 혐오 살인에 관한 시위이므로 설사 진짜 유족의 요청이라고 할지라도 시위를 중단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오는 6일 정오부터 강남역 10번 출구에서는 '왁싱남 여혐 살인 공론화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경찰에 신고된 집회 인원은 200명이다. 강남역 10번 출구는 지난해 발생한 일명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 당시 추모시위가 열렸던 장소다.

한편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후균)는 왁싱샵 여주인을 살해한 배모(30)씨를 강도살인, 성폭력범죄의처벌에관한특례법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배씨는 서울 강남 소재 왁싱샵에서 여주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그가 숨지기 전 강간을 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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