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이창호 - 최철한 국수전 2 대 2 … 끝없는 ‘흑번 필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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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천적 관계인 이창호 9단과 최철한 9단의 국수전 도전기가 다시 2대2로 팽팽히 맞섰다.

1대2로 뒤졌던 국수 최철한 9단이 15일 한국기원에서 벌어진 도전기 4국에서 도전자 이창호 9단을 불과 105수 만에 흑 불계로 물리쳐 2대2 타이 스코어를 만들었다.

두 사람의 대결에서 흔히 나타나는 '흑번 필승'이 이번 국수전에서도 1국에서 4국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49번째 국수를 가리는 최종국은 3월 2일 열린다. 지금까지 두 사람이 맞선 결승전에서 흑을 쥔 쪽은 23번 중 18번을 이겼다. 백으로 이긴 것은 23번 중 불과 5차례. 이 점을 감안하면 최종전의 승부는 흑을 잡는 쪽이 절반은 이기고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4국 장면>=최철한 9단(흑)이 1로 이었으나 백2로 씌우자 일견 흑이 위태로워 보인다. 그러나 흑3으로 뻗자 이창호 9단은 돌연 패배를 선언했다. 검토실의 프로들마저 진상이 궁금해 대국장으로 달려갔다. 최철한 9단이 ‘백이 한 수 늦은 패’라고 설명했다. 백△들이 수가 길어보이지만 오히려 흑이 크게 유리한 수상전이었던 것.

'번기(番棋)의 제왕'으로 불리는 이창호 9단이건만 최철한 9단에겐 지금까지 5번 결승전을 치러 1승4패를 기록하고 있다. 최철한은 단숨에 이창호의 천적으로 떠올랐다. 이창호에겐 2004년의 국수전(3대2)과 기성전 도전기(3대1), 2005년의 국수전(3대0)과 GS칼텍스배 결승전(3대2)이 연패의 무대이고 2005년 전자랜드배 결승에서 처음 이겼다(2대0).

국수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창호 9단이 속으로 이를 악물었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번에도 첫판은 이창호가 이겼다. 3국까지도 이창호가 2대1로 앞섰다. 그러나 천적이란 역시 무섭다. 4국에서 이창호는 별로 힘을 써보지 못하고 일찌감치 돌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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