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비웃나 … 중국 상반기 대북 수출 18%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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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도 중국의 대(對)북한 수출액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가 26일 공개한 국가별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중국의 대북 수출액은 16억5600만 달러(약 1조853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0%가량 증가했다.

금수품 항공유는 253억원대 팔아

월별 중국의 대북 수출 동향은 중국이 북한의 석탄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며 대북제재에 동참할 뜻을 밝힌 지난 2월 -5.9%로 잠시 주춤했던 것을 제외하면 매월 지난해보다 증가세를 보였다. 1월 14.5%, 3월 39.1%, 4월 7.5%, 5월 33.6%, 6월 13.4% 등이다.

특히 국제사회에서 대북 수출을 금지한 항공유의 경우 2260만 달러(약 253억원)어치의 항공유를 북한에 판매했다. 수출 금지품목인 경우 인도주의 목적에 한해 수출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대북 항공유 수출이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대북 수출금지 품목인 로켓연료, 헬리콥터 등은 이번 교역 실적에 나타나지 않았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중국의 혜관(세관)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통계”라며 “중국이 상반기에 휴대전화 5400만 달러(약 604억원)어치를 북한에 수출해 전년보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92.8%가 증가했고, 섬유 수출도 상당히 늘어났기 때문에 전체적인 수출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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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북한에서 수입한 규모는 8억4400만 달러(약 945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3% 감소했다. 1월과 2월에는 각각 13.3%와 6.7%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3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달에는 -27.6%를 기록했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 상무부가 지난 2월 18일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석탄과 갈탄 수입을 전면 금지한 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석탄은 중국이 북한에서 수입하는 주요 품목 중 하나로, 상반기 중 2억1950만 달러(약 2459억원)어치를 수입해 전년보다 54.9% 감소했다. 중국은 지난 2월 이후 대북제재의 일환으로 북한산 석탄을 수입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고, 이런 입장이 통계에 반영된 셈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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