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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한국 군사적 긴장완화 대화 제의에 미사일 발사로 응답?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이번 주에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CNN 방송이 미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지난 21일 평북 구성에 탄도미사일 장비를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도착했다”며 “발사 장비가 포착되면 통상 6일 안에 실제 발사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구성은 지난 5월 14일과 지난 4일 북한이 각각 화성-12형(중장거리)과 화성-14형(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을 발사한 곳이다. 방송은 그러나 탄도미사일의 종류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이 지난 4일 평안북도 구성시 인근의 방현 지역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지난 4일 평안북도 구성시 인근의 방현 지역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CNN은 지난 19일에도 미 정보당국이 북한에서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또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시험을 준비한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ICBM 또는 IRBM 발사를 위한 부품과 미사일 제어시설 테스트를 하는 듯한 사진과 위성 기반 레이더 방출 흔적 등 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실시하는 일련의 동향을 미국 첩보위성이 감지했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 관리의 추정대로 북한이 이번에도 미사일 발사장비를 발사장 인근에 이동시킨 뒤 6일 안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패턴을 되풀이 한다면 늦어도 27일쯤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특히 이날은 6ㆍ25 전쟁을 중단하는 정전협정 체결 64주년이 되는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독일 쾨르버 재단 초청연설에서 정전협정 체결일(27일)을 기해 남북이 휴전선 일대에서 상호비방 행동을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국방부는 상호비방 행동 중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1일 군사당국회담을 열자고 17일 북한에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은 남측의 제안에 응답하지 않은 채 오히려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첫 조치로 정부가 진정성을 가지고 북한에 대화 제의를 한 만큼 조속한 시일내에 호응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전에도 정전협정 체결일을 앞두고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어 군 당국은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북한은 지난 2014년 7월 2일과 9일, 13일 각각 강원도 원산(300㎜방사포)과 황해북도 평산(스커드 미사일), 개성 북쪽(300㎜방사포)에서 미사일을 쐈다. 또 지난해 7월 9일과 19일에도 각각 동해안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ㆍ북극성-1), 황해북도 황주에서 노동미사일 등을 발사했다. 특히 황주에서는 노동미사일 2발과 스커드 미사일 1발을 동시에 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이 지난 4일 화성-14형 미사일을 쏜 뒤 미국 독립기념일을 기해 미사일을 쐈다고 밝히는 등 캘린더성 도발을 공개했다”며 “군사적 긴장해소를 위한 한국측의 제안을 뒤로하고 오히려 미사일을 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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