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좋은 개살구' 연차휴가…평균 15일 중 사용은 절반 불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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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가 17일 국내 직장인들의 휴가 사용 실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중앙포토]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가 17일 국내 직장인들의 휴가 사용 실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중앙포토]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한 해 평균 배정된 연차휴가의 절반밖에 못 쓰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유가 뭘까?.

17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산업연구원에 의뢰해 우리나라 직장인(만 20세~59세 임금 근로자) 1000명과 중소, 중견기업 및 대기업 인사, 복지 담당자들을 재상으로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휴가 사용 촉진 방안 및 휴가 확산의 기대효과'를 조사했다.

근로자의 휴가 일수와 국내 관광산업 매출 상관관계를 분석한 조사다. 그 결과, 우리나라 직장인의 1년간 배정된 평균 연차휴가일 수는 15.1일이었다. 하지만 실제 사용된 연차휴가 일수는 절반인 7.9일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응답자 10명 중 3은 한해 사용한 휴가 일수가 5일 미만이었다. 더 나아가 '하루도 쉬지 못했다'(11.3%)고 응답한 직장인도 있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평균(20.6일)과 휴가사용률(70%)과 비교했을 경우 크게 낮은 수치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 직장인의 휴가사용률이 이렇게 저조한 걸까?. 응답자(복수응답 가능)들은 그 요인으로 '직장 내 분위기'(44.8%)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다음으로 '업무과다, 혹은 대체 인력 부재'(43.1%), '연차휴가 보상금'(28.7%) 순이었다.

세 번째 응답을 제외하고 과반 가까운 응답자들이 자의에 의한 결정이 아니라 타의에 의한, 혹은 반강제적인 사유로 주어진 휴가를 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사내에서 연차휴가 촉진제 등 휴가 장려 분위기가 확산할 경우 현재보다 평균 3.4일 더 휴가를 가겠다고 응답한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이 같은 사용 부재는 국내 경기 침체의 역설로 이어진다. 조사에서 모든 휴가를 사용했을 시 경제적 효과를 추산한 결과 여가소비 지출액이 무려 16조8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직간접적 생산유발액까지 합산할 경우 29조3570억원이었다. 또한 이로 인한 신규 고용 창출액은 21만8000명에 달한다고 문체부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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