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야화(前日野話) 최형우, 100억 거품? 진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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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효경 박소영 기자, 일러스트=이장혁 인턴기자

글=김효경 박소영 기자, 일러스트=이장혁 인턴기자

살 때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좀 비싸지 않을까, 혹시 '먹튀' 하는 건 아닐까. 겉은 그럴듯한데 사고 보니 안은 이미 다 썩어서 한숨이 나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FA(자유계약) 시장에 이만한 타자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질렀습니다. 무려 4년에 100억원(!!!)을 주고요. 어떤 친구들은 비꼬더군요. '100억원이라니, 거품이야'라고. 아무리 부르는 게 값이라지만 100억원이냐고요.

6개월이 지난 지금? 제게 '거품'이라던 친구들이 울고 있습니다. '진품', 아니 '명품'이더라구요. 100억원이 뭡니까. 150억원을 줘도 아깝지가 않아요. 하루 안타 1개(84경기·114안타)는 기본이고, 타점(81점)도 쑥쑥 쌓아요. 꼭 필요할 때는 홈런까지 펑펑. 제 소셜미디어 계정에 사진 찍어서 올렸더니 반응도 뜨겁더군요. 좋아요(올스타 팬투표)가 118만7481개나~~~ 바로 이 맛에 현질하는 거 아닙니꽈!!!

영양가도 만점이에요. 결승타만 무려 11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5.94로 전체 1위죠. 평범한 선수가 뛰는 것보다 6승을 더 올려줬다는 뜻입니다. 어떤 분들이 중요할 때마다 기회를 말아먹는다고 '국밥'이라고 비아냥거렸다죠? 이제 '진수성찬'이라고 불러주세요.

더 놀라운 거 하나 알려드릴까요? 심지어 튼튼하기까지 해요. 벌써 16년째 사용하고 있는데 아직도 쌩쌩해요. 올해도 한 번 빼고는 전부 선발출장이에요. 척 봐도 튼튼해보이지만 잔고장도 없어요.

산전수전 다 겪은 쇼핑의 대가인데, 제 인생 최고로 가장 잘 산 물건입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아, 그런데 어떡하죠. 이미 완판돼 버려서… 중고나라 가도 없을 거에요. 혹시 모르니까 3년쯤 뒤에 다시 한 번 찾아보세요.

디자인 ★★★★ 잘 할 땐 원빈보다 더 멋져보여요!!!
가성비 ★★★★ 좀 비싸긴 하지만 값을 합니다.
내구성 ★★★★★ 잔고장도 없고, 생활기스도 없어요.

글 /김효경 박소영 기자, 일러스트 / 이장혁 인턴기자

※ 전일야화(前日野話)는 치열하게 끝난 야구경기를 한숨 돌리면서 되돌아 보는 중앙일보 야구팀의 콘텐트입니다. 뉴스를 넘어선 스토리를 요술램프에 담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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