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그룹, 개인안전장비기업 '산청' 인수

중앙일보

입력

한컴그룹이 호흡기ㆍ마스크ㆍ보호복 등을 생산하는 개인 안전장비 기업 '산청'을 2650억원에 인수했다고 9일 밝혔다. 한컴은 재무적 투자자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공동 투자를 추진한다.  '

47년 역사의 산청, 호흡기ㆍ마스크 등 생산 #국내 최대 소프트웨어社, 하드웨어 영역 확장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차세대 장비 개발" #VRㆍAR 기술로 테스트ㆍ교육 시스템 구축도 # #

국내 최대 소프트웨어 그룹인 한컴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하드웨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한컴의 소프트웨어 역량과 산청의 장비 개발 기술을 접목하면 차세대 안전장비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거란 기대다.
한컴 김가비팀장은 “한컴MDS가 보유한 사물인터넷(IoT)이나 열화상감지 기술을 접목하면 기존 개인 안전장비의 기능적 한계를 뛰어넘고 생산관리 시스템 또한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한컴지엠디의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제품 테스트 체계와 안전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그룹 차원의 다양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거로 본다”고 말했다.

한컴그룹은 이미 2013년 한컴MDS의 유니맥스정보시스템 인수를 통해 방위 산업 분야에서도 하드웨어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의 융합을 시도한 바 있다. 한컴 측은 “이런 성공적 경험을 자산으로 산청과의 시너지도 극대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이 하드웨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구글이 스마트폰이나 가상현실 헤드셋을 생산하는 것이나 페이스북이 하드웨어 연구조직을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가비 팀장은 “반대로 삼성전자 같은 하드웨어 기업은 비브랩스나 조이언트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을 인수하는 등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 기업의 영역 파괴가 활발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로 한컴의 올해 연결매출은 2배 이상으로 뛸 것으로 보인다. 산청의 지난해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으며,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은 “특히 이번 인수는 사업적 성장뿐만 아니라 국가적 안전재난 대응역량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인수 후 육성에 최선을 다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