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갑질'로 1조 과징금 받은 퀄컴, 文 대통령에 불만 표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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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른쪽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른쪽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특허 갑질'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역대 최고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퀄컴이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복수의 방미 경제인단 관계자에 따르면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은 지난 2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미국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서밋' 주요 기업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에게 공정위 제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제이콥스 회장은 간담회 인사말에서 "퀄컴에 대한 공정위 제재가 공정하지 않았다"며 공정위와의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면서도 제재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퀄컴이 칩세트 공급과 특허권을 연계해 확보한 시장지배력으로 정상적인 경쟁을 방해하고 특허권을 독식한 것으로 판단해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 1조300억원을 부과했다.

결정이 나온 직후 로젠버그 퀄컴 총괄부사장은 "공정위의 결정은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시장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경쟁법의 근본적인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삼성전자가 공정위의 과징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퀄컴은 지난 2월 과징금 결정에 불복하는 소송을 서울고등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한편 '한미 비즈니스 서밋'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식순에 따라 돌아가면서 인사말을 했는데 대부분 양국 경제협력을 강조했고 전반적인 분위기는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는 인사말만 하는 자리라 문 대통령이 제이콥스 회장이 발언에 답변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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