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서 유조차 폭발로 260여 명 사상…주민들 기름 구하려 현장 몰려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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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오전 파키스탄에서 유조차가 폭발해 최소 148명이 숨지고 120명 가까이 부상을 입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파키스탄 동부 펀자브주 바하왈푸르에서 고속도로를 달리던 유조차 한 대가 도로를 벗어나 중심을 잃고 전복됐다. 사고가 나자 인근 주민들이 기름을 얻기 위해 유조차 주변으로 몰려들었고, 갑자기 화재가 발생해 이 같은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파키스탄 유조차 전복 화재 사고 현장에서 한 남성이 오열하는 모습. 2017.6.25 [두냐뉴스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rao@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파키스탄 유조차 전복 화재 사고 현장에서 한 남성이 오열하는 모습. 2017.6.25 [두냐뉴스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rao@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고 유조차는 남부 항구도시 카라치에서 펀자브주의 주도 라호르로 가던 길이었다. 현지 언론은 “타이어가 터지는 바람에 사고가 발생했다” “과속했기 때문이다” 등 다양한 원인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문제는 유조차 전복 자체보다 차에서 흘러나오는 기름을 얻으려고 인근 주민들이 물통을 들고 몰려들었음에도 경찰이 사고 현장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갑자기 발생한 화재에 대처할 틈 없이 참사가 발생하고 말았다. 인명피해 외에도 주민들이 타고 온 오토바이 75대와 인근 자동차 6대도 불탔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일부 주민이 담배를 피웠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있어 담배 꽁초에서 옮겨 붙은 불 때문에 유조차가 폭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병원에 이송된 부상자 중에는 심한 화상을 입은 이들이 많아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CNN 등은 보도했다. 특히 사망자 중 상당수가 심각한 화상을 입어 신원확인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성명을 내고 “수많은 목숨이 희생된 데 대해 깊은 슬픔을 표한다”고 밝혔다. 파키스탄군은 현재 육군 헬기를 부송자 이송 등을 위해 현장에 파견한 상태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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