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기시대「흑요석」발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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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지산리 신석기 유적을 발굴하고 있는 서울대박물관조사단 (단장 임효재박사)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출토된 것 중에서 가장 큰 흑요석 원석 (무게 1천2백g)을 발굴했다. 길이 16cm·두께 10cm의 이 흑요석은 X형광선분석을 해본 결과 백두산이 원산지임이 밝혀졌다.
조사단은 이같은 흑요석의 발견으로 백두산을 중심으로 함경도 굴보리에서 강원도오산리, 중국 흑룡강 생신개류 일대를 포함하는 지역에 이른 시기의 신석기시대 토착문화권이 존재하였음을 확인할수 있다고 밝혔다.
흑요석은 석기시대인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우재로 화산지대에서 화산이 폭발하면서 흘러나오는 용암이 갑자기 지상에 노출될 때 생기는 돌이다.
흑요석은 유리질로 되어있어 깨서 쓰면 날카로운 돌칼등의 석기를 만들수 있다. 흑요석은 석기시대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돌로 유럽서는 흑요석원석을 구하기 위해 1천km이상 떨어진 거리까지 움직였던 예가 밝혀지고 있다. 오산리의 경우 백두산까지는 4백60km정도다.
오산리에서는 복원가능한 완형토기3점을 포함, 토기편 2백여점도 나왔다.
토기는 밑이 납작한 납작밑토기가 많았다. 또 결합식 낚시도구·사각형돌칼·석추·돌톱등이 나왔다.
BC 6000년경부터 정착했을 것으로 보이는 오산리 신석기인들은 돌을 다루는 솜씨가 뛰어나 이가 23개 달린 대형의 돌톱도 만들었는데 이같은 정교한 돌톱은 세계적으로도 그 예가 드문 것이다.
발굴조사단은 이같은 유물들은 종래 바이칼→시베리아→서해안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의 신석기시대 형성에 관한 이론들이 그보다 앞서 백두산을 중심으로 한 신석기토착문화가 존재했다는 것으로 바뀌어야하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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