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이한열 숨진 지 30년, 원죄 의식 품고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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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표창원 의원 페이스북]

[사진 표창원 의원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이한열 열사를 추모하며 "원죄 의식을 가슴 한편에 품고 산다"고 밝혔다.

표 의원은 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저와 같은 해에 태어난 이한열 학형이 독재 타도를 외치다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진 지 30년이 지난 오늘. 당시 경찰대학생이었던 전 미안함과 죄책감 그리고 고마움으로 맞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길 바랐는데 백남기 농민 사건 등 경찰이 시민의 적이라는 지탄을 받는 일들과 상황들이 계속 발생했다"며 "이미 경찰을 떠난 지 오래지만 늘 원죄 의식을 가슴 한편에 품고 산다"고 전했다.

이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표 의원은 또 "절 보실 때마다 너무도 감사하고 따뜻하게 격려와 위로를 주시는 이한열군 어머니께도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이제 저도 자식을 둔 부모 입장에서 정성껏 키운 자식이 허망하고 억울하게 떠나는 경험을 하신 모든 부모님들 생각을 하면 가슴이 먹먹하고 드릴 말씀이 없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디 세상이 조금씩이나마 공정하고 정의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그래서 다른 더 많은 자식의 희생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이 모두 어머님들 아버님들 그리고 먼저 가신 님들 덕분이라는 데서 작은 위안을 얻으시길 바랄 뿐"이라고 글을 마쳤다.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에 이어 이한열 열사가 경찰의 최루탄에 사망하자 이는 시민의 분노를 일으켰고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10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옆자리에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와 박종철 열사의 형인 박종부씨가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문재인 정부는 6월항쟁의 정신 위에 서 있다. 임기 내내 저 문재인은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가진 국민의 한 사람임을 명심하겠다"며 "역사를 바꾼 두 청년, 부산의 아들 박종철과 광주의 아들 이한열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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