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 내정돼 학교 떠나는 김동연 전 총장…대학생들 반응 보니

중앙일보

입력

1일 아주대 총장 이임식장에서 재학생이 건네는 덕담을 듣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중앙포토]

1일 아주대 총장 이임식장에서 재학생이 건네는 덕담을 듣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중앙포토]

 "달님(문재인 대통령)... 우리 총장님 부르지 마세요"
 "청와대에 납치(?) 당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학교에서 하시던 모습 국가를 위해서도 잘 하시리라 믿습니다"

아주대 익명게시판에 오른 사연들 #새 정부 입각 소식에 "가지 마세요" #'애프터유'·'파란학기' 등 정책 호평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페이지 '아주대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이다. 아주대 학생들이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게시판이다. 학생들이 이별의 아쉬움을 나타내는 대상은 김동연 아주대 전 총장. 그는 새 정부의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면서 지난 1일 이임식을 치르고 학교를 떠났다.

그의 내정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1일부터 '아주대 대나무숲'에는 김 후보자 관련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학생들은 "보내드리기 정말 싫네요. 학교에 정말 많은 걸 바꿔주신 분인데 ㅠㅠ", "너무 아쉬워요. 덕분에 대학생활 잘하고 있는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고마웠어요 총장님. 경제를 튼튼하게 해주세요" "학교를 위해 힘써주신 만큼 나라를 위해서도 힘써주세요" 등 응원과 당부의 메시지도 보냈다.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 '아주대 대나무숲'에 올라온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관련 게시물.[페이스북 화면 캡처]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 '아주대 대나무숲'에 올라온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관련 게시물.[페이스북 화면 캡처]

큰 지원금이 걸린 ‘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학교 입장에서는 힘든 결정이었으나 학생들의 뜻을 존중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애프터유', '파란학기' 등 김 후보자가 총장 시절 추진한 정책에 대한 호평도 올라왔다. 애프터유는 저소득층 학생 해외연수 지원 프로그램, 파란학기는 학생 제안형 커리큘럼 시스템이다. 김 후보자가 지난달 출간한 에세이 <있는 자리 흩트리기>에서 사회보상체계·거버넌스 개편의 사례로 들기도 했다.

소통 방식도 학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 학생은 "브라운 백 미팅(점심시간 학생-총장 미팅)', 총장 북클럽, 총장 핫라인 등을 통해 학생 대표가 아닌 일반학생과의 소통을 진행했다"며 "학생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다른 학생은 "함께 뮤지컬을 봤던 기억이 난다"며 "다가가기 쉬운 총장님이었다"고 평가했다.

함승민 기자 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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